콘텐츠 산업에 5000억 지원…글로벌 경쟁력 키운다
정부가 콘텐츠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업계가 ‘3대 고충’으로 꼽아온 자금, 인력, 인프라 지원에 나선다. 콘텐츠 분야 정책금융을 2022년까지 5000억원 규모로 확대해 자금 흐름에 숨통을 틔우고 게임학교를 세우는 등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한다. 창작 스튜디오 등 제작 인프라도 지방으로 넓힐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116조3000억원인 국내 콘텐츠 시장을 2022년 141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 아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콘텐츠산업 경쟁력 강화 핵심전략’을 마련해 13일 발표했다.

나종민 문체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어 “한국의 콘텐츠산업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넷플릭스 같은 기업의 등장으로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거시적인 전략과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장기 전략을 짜고 정부와 업계 간 소통을 담당할 민간 중심의 ‘콘텐츠전략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콘텐츠 산업에 5000억 지원…글로벌 경쟁력 키운다
문체부는 영세 기업이 많은 국내 콘텐츠 시장의 특성으로 인해 고질적인 자금 부족 해결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파악했다. 이를 위해 연간 3500억원 규모인 콘텐츠 정책금융(모태펀드·프로젝트 담보보증·기업대출 이차보전 등)을 2022년까지 총 5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내 콘텐츠 시장의 부족한 자금 조달 규모는 연간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장에서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게임업계에서 오래전부터 요구해온 ‘게임스쿨’도 만들기로 했다. 내년 게임스쿨 신설에는 25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현장형 전문가 양성을 위해 내년 한국영화창작센터를 열고 산학연이 연계한 현장형 인재양성 프로젝트인 ‘원캠퍼스 사업’도 각 지역 단위로 확대한다. 이를 기반으로 젊은 인력이 주를 이루는 콘텐츠 분야 일자리가 올해 65만 명에서 4년 후 68만300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첨단기술로 재단장하는 작업도 한다. ‘문화·관광강국 실감콘텐츠 프로젝트 2030’(가칭)을 세워 문화를 자원화하고 체험관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우선 내년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해 우수 문화유산을 실감콘텐츠로 만드는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문화기술 연구개발(R&D)에 대한 정부 투자도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함께 단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불법 콘텐츠 사업자를 제재할 ‘문화산업의 공정한 유통환경 조성을 위한 법률’(가칭) 제정도 추진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불공정 거래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 필수”라며 “2019년을 콘텐츠산업 10대 불공정 근절 원년으로 삼고 실태조사와 신고, 홍보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핵심전략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엔 방송영상, 게임, 만화·웹툰, 음악 등 주요 분야별 세부전략을 단계적으로 수립해 발표할 계획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