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의 만세삼창으로 식을 종(終)하였으나 국토는 통일되지 못하고 국회 의석은 100석이 공허한 채, 일선에는 전투가 계속하는 차제에 기념식전에는 인개(人皆·모든 사람) 우울한 기색과 침통한 심정을 표현하였고 전쟁 필승, 통일 기성(期成·꼭 이룰 것을 기약함)의 결의도 공고해 뵈이었다….’

독립운동가 지청천(1888~1957)이 1951년 8월15일 피란수도 부산의 경남도청 무덕전에서 열린 ‘해방 6주년, 정부 수립 3주년’ 기념식을 기록한 일기의 한 부분이다. 국한문 혼용체로 쓴 일기에서 분단과 전쟁의 고통이 그대로 묻어난다.

육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지청천 일기’ 5책이 등록문화재 제737호로 등록됐다고 문화재청이 10일 밝혔다. 1951년부터 6년 동안 국한문 혼용체로 쓴 일기다. 일제강점기 항일무장투쟁을 이끈 독립운동가의 친필 원고인 데다 한국 현대정치사 연구의 중요한 사료로서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됐다. 1919년 3·1운동 이후 만주로 망명해 항일투쟁을 한 지청천은 당시부터 일기를 쓴 것으로 알려졌으나 6·25전쟁 때 분실돼 현재 전하는 것은 5책뿐이다.

저항시인 이육사(1904~1944)가 남긴 시 ‘바다의 마음’ 친필 원고와 1950년대 건립된 관공서 건물인 ‘광양 구 진월면사무소’도 문화재로 등록됐다. 3행 3연으로 구성된 ‘바다의 마음’은 ‘물새 발톱은 바다를 할퀴고/ 바다는 바람에 입김을 분다/ 여기 바다의 은총(恩寵)이 잠자고 있다’로 시작한다.

서화동 문화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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