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장관은 “북한의 자연 경관이 경쟁력이 있다”며 평화 관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도종환 장관은 “북한의 자연 경관이 경쟁력이 있다”며 평화 관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중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인한 한한령 조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반도 화해 분위기 조성과 한류 열풍에 힘입어 방한 관광시장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차 북한의 관광시장이 개방되면 백두산 트레킹 등 북한 관광상품 개발을 적극 제안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한한령 등 악재에도 관광산업은 성장

도 장관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정부가 베이징과 충칭, 우한 등 6개 지역에서만 한한령을 부분 해제하면서 중국 단체관광 수요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하지만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일본, 대만 등 아시아와 유럽, 미주 등으로 방한 관광시장을 다변화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3~10월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이 30% 넘게 증가하고 대만인 관광객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중국 외 지역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났다는 이유에서다. 한일관광진흥협의회를 통해 한·일 간 관광교류 확대를 위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곧 수학여행단 재개 등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도 장관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국내 관광산업은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원지역 관광이 활성화되고 비무장지대(DMZ) 등 평화관광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올 8월 기준 관광사업체가 3만5663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 늘었다고 설명했다. 도 장관은 “한류 관광객 증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산업 성장 등 한국의 관광산업 체질이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관광산업이 다양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북한 관광은 ‘기대’ 공유숙박은 ‘신중’

남북한 간 화해 분위기 조성에 따른 북한 관광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도 장관은 ‘평화가 곧 경제’라고 강조한 뒤 백두산 트레킹은 북한의 아직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린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남과 북 사이에 평화가 뿌리내려 북한 역시 관광을 통한 경제 효과를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내국인 공유숙박 허용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서울과 부산 등 도시 지역에선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을 이용한 민박을 외국인을 상대로만 할 수 있다. 내국인 상대 공유숙박 서비스는 한옥스테이가 적용되는 한옥이나 농어촌민박업에 등록한 주거시설에서만 제공할 수 있다. 최근 정부와 국회가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국인 공유숙박 허용을 추진하면서 숙박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도 장관은 이에 대해 “숙박업계와 내국인 공유숙박 허용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5일 도심 지역에서 내국인 공유숙박 허용에 찬성하는 1만30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정부와 국회에 제출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