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수난시대]CJ·GS·현대 '홈쇼핑 빅3' 수입차 올린다
CJ ENM(오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국내 홈쇼핑 '빅3'가 내년부터 자동차 판매로 경쟁에 나설지 주목된다. CJ ENM과 GS홈쇼핑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현대홈쇼핑은 뒤늦게 차 판매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는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의 자동차 판매를 두고 전체적인 매출 규모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가능성 측면을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고객 트래픽 유입 정도로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업체들의 내년 격전로 자동차 시장이 떠오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인 곳은 CJ ENM이다. CJ ENM 오쇼핑 부문은 오는 9일부터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협업해 재규어의 SUV '이페이스(E-PACE)'를 판매할 예정이다.

아직은 수입차에 머무르고 있지만 국내 신차 판매로 확대될 여지는 있다. CJ ENM은 올해 3월 정기주총을 통해 국내 신차 판매를 위해 자동차 신품 판매업을 추가했다. GS홈쇼핑도 같은 달 정기주총을 열고 자동차 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넣었다.

CJ와 GS가 자동차 판매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된 것은 관련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보험업감독 규정을 개정하고 올해 3월부터 TV 홈쇼핑에서 국산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다.

업계 관계자는 "어찌됐든 현재 국산차를 홈쇼핑에서 법적으로 팔 수 있는 상황이지 않느냐"며 "다만 '키'를 쥐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체 노조의 움직임을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에도 별 다른 반응이 없던 현대홈쇼핑도 내년에는 자동차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 주주총회에서 자동차 판매업 정관 등록을 검토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규제가 완화되자마자 정관에 (자동차 판매업에 대한) 내용을 추가한다고 해도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아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시장 환경이 어떤지 살핀 후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초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해당 내용을 정관에 넣는 내용을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홈쇼핑 업체들의 자동차 판매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홈쇼핑 업체들의 자동차 판매로 객단가가 올라가면서 전체 실적이 올라가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마진율이 낮더라도 전체적인 파이가 커지면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판매 역시 고객 트래픽을 유입시키는 정도지 수익성 개선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며 "특히 의류의 경우 마진이 30%대, 가전은 8%대임을 감안하면 자동차 가격이 높기 때문에 마진율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송출수수료가 줄어들어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영훈 연구원은 "인터넷의 활성화로 종합유선방송국(SO) 채널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지만 홈쇼핑 업체들이 지불하는 SO수수료는 인하되지 않고 있다"며 '홈쇼핑들의 비용에서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금액이 큰 만큼 인하 계약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수익성은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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