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순간들에 더 큰 진실,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출판사 달이 2009년 산문집 '보통의 존재'를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았던 이석원 작가의 신간을 내놓았다. 지난 2015년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에세이다. 스쳐가는 사소한 순간들에 생의 더 큰 진실이 있다고 믿고 있는 저자는 이번 책에서도 소소한 주변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담아냈다.

콘탁스 G1 필름 카메라와 런던으로의 짧은 여행 사이에서 고민하다 ‘인생이란 한 번에 하나밖엔 못하는 것’이란 것을 깨닫는 순간, 택시를 타고 가다가 외로워서 500원어치를 더 간 이야기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1부 그해 여름 2부 내가 사는 작은 동네엔 3부 엄마의 믿음 4부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식으로 8부까지 제목이 붙은 글을 분류해 놓았다. 하지만 그런 구분은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차례대로 앞에서부터 읽을 필요는 없다.

짧은 글도 있고 시나 경구 같은 문장도 있다. 일상의 생각을 담은 글이지만 하나하나가 옅고 짙은 여운을 남긴다. 한 자리에 앉아 훅 읽기 보다는 시간이 날 때마다 아껴 읽기 좋은 책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