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요타는 약 293조원의 매출에 24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20.3% 늘어난 규모다. 올해도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두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책마을] 도요타의 품질 고집…"찰나의 착각까지 관리한다"
도요타에도 시련은 있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생산라인이 멈췄고 2012년 이후엔 중국 내 반일 감정이 불거지며 타격을 받았다. 《도요타의 품질》은 그 위기를 이겨낸 힘을 품질에서 찾는다. 도요타엔지니어링 부사장인 저자는 도요타자동차에서 42년간 근무했다. 엔진 공장에서 품질 관리와 조립 공장 전체 운영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한국, 중국, 러시아 기업을 대상으로 도요타 생산 방식(TPS)과 품질 관리 및 보증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책은 도요타가 공정 내 불량과 납입 불량을 줄이고 어떻게 최고의 품질을 확보했는지, 도요타의 시스템과 운영 방식을 소개한다. 품질을 높이라 하면 통상 제조사들은 검사 공정을 강화한다. 하지만 검사는 불량품을 걸러내기 위한 것이다.

저자는 최고의 품질을 위해서는 100% 양품(良品)을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공정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불량품을 만들지 않고 불량이 나오는 원인을 찾아내 개선함으로써 ‘품질은 공정에서 달성한다’는 원칙을 지켜간다는 설명이다. 도요타의 작업자 모두가 자신의 자리가 최종 공정이라고 생각하는 ‘자(自)공정 완결’도 품질 확보 비결 중 하나다. 저자는 “연구개발(R&D)도 품질이라는 밑바탕이 있어야 이뤄지는 것”이라며 “신차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것도 품질이 최고이기 때문에 가능하며 원가 기획 또한 품질의 부산물”이라고 강조한다.

책엔 도요타의 품질을 만드는 시스템뿐 아니라 그 과정에 있는 철학도 담겨 있다. ‘품질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품질도 현장에 답이 있다’ ‘찰나의 착각까지 관리한다’ 등 목차 하나하나도 유용한 지침이다. 제조업의 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기업 현장에서 참고하면 좋을 대목이 많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