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선 늘 꼴등이었지만 '생각하는 방식'이 달랐다
가구를 팔아서 5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거북이 CEO》(OCEO)는 일본을 대표하는 가구회사 니토리홀딩스의 니토리 아키오 창업주가 쓴 기업경영 자서전이다. 학습 열등아로 출발해 정상의 자리에 이른 그의 입지전적인 이야기에는 저자 특유의 인생경로와 기업경영 방식이 풍성하게 담겨 있다.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인생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세상일이 학교 성적으로 결정됐다면 그는 도저히 성공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학교 생활과 성적에서 그는 열등한 수준에서도 뒤쪽 그룹에 속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학습 지진아였다. 하지만 그는 ‘생각하는 방식’이 달랐다. 그것이 그의 인생을 구했다. 일이 잘 안 풀릴 때 세상을 원망하는 소리부터 높아지는 이 시대에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이 크다.

저자는 27세가 되던 해에 대단한 경험을 하게 된다. 미국 가구업계를 둘러보면서 성공의 진리에 대해 깨우친 것이다. 미국 시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머리를 꽉 채운 생각은 조금 벌어서 내 식구들만 먹고살면 된다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그가 받은 충격은 가구 가격이 너무 싸다는 것이었다.

그는 일본인들도 미국인처럼 저렴한 가구를 소비할 수 있도록 자신이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니토리 회장은 “미국에서 받은 충격과 감동이 내 인생관 자체를 바꾼 것”이라며 “거기서부터 내 삶의 방식이 바뀌었고 니토리의 진격이 시작됐다”고 서술한다.

그의 생각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가 말하는 큰 뜻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그는 “사람을 위해, 세상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걸고 공헌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뜻한다”고 강조한다. 희생과 헌신이란 단어가 점점 흐릿해지는 시대에 다소 시대 변화와 동떨어진 주장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세월은 값어치가 있는 것일수록 희생과 헌신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그는 이런 큰 뜻을 세운 다음 당시 일본체인스토어 이론의 1인자로서 스승 노릇을 하고 있던 컨설턴트 아쓰미 이치로부터 철저한 지도를 받는다.

학교에선 늘 꼴등이었지만 '생각하는 방식'이 달랐다
저자는 자신이 성공한 요인을 다섯 가지로 압축해 보여준다. 큰 뜻, 비전, 의지, 집념 그리고 호기심이다. 저자는 이를 자신의 인생경영에서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에서 철저하게 실천에 옮긴다.

저자는 이를 위해 30년에 걸쳐 달성할 수 있는 야심적인 목표를 세운 다음에 역순으로 시간을 단축해 가는 방식을 사용했다. ‘워크 디자인’이라 부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목표를 30년, 10년, 5년, 1년, 1주일 단위로 세분화해 전 임직원이 실천에 옮기고 있다.

주식으로 지급된 보너스로 임직원들을 부자가 되게 한 것도 그의 공헌이다. 직원들의 평가시스템부터 시작해서 사람을 조련하는 방법, 출점과 점포 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실용 지식과 사례가 풍성한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