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나얍코리아와 한경필하모닉 음악회에서 나얍코리아 우수 참가자들이 함께 앙코르곡을 부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지난달 17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나얍코리아와 한경필하모닉 음악회에서 나얍코리아 우수 참가자들이 함께 앙코르곡을 부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 나얍(NYIOP·뉴욕인터내셔널오페라프로젝트)코리아 오디션의 계약 고려 대상자로 총 49명이 선발됐다.

나얍코리아 사무국은 지난 9월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나얍코리아 오디션을 통해 세계 각국 7개 오페라 극장(페스티벌 포함)이 향후 계약할 의사가 있는 성악가 명단을 통보해왔다고 1일 밝혔다. 최종 오디션을 본 160명의 참가자 중 30.6%가 그 리스트에 올랐다. 당초 오페라 극장들은 3~4명씩 총 20~30명 정도를 계약 고려 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한국 성악가들의 놀라운 기량에 반해 예상보다 많은 고려 대상자를 냈다고 사무국은 설명했다.

총 225명의 지원자 가운데 서류 및 음원 심사를 통과한 168명(외국인 11명)의 성악가는 9월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 동안 하루평균 40명이 기량을 뽐냈다. 9월19일 나얍코리아 오디션의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20일 본국으로 돌아간 각 극장 캐스팅디렉터는 50여 일 동안 각 극장 관계자와 영상자료를 면밀히 살펴본 뒤 계약 고려 대상자를 선정해 나얍코리아 사무국에 보내왔다.

극장들은 나얍코리아를 통해 자신들의 공연에 출연시킬 주·조연급 오페라 배우 총 130명(중복자 포함)을 골라냈다. 극장별로는 뉴욕시티오페라가 22명, 팜비치오페라가 12명, 스폴레토페스티벌이 16명을 뽑는 등 미국 오페라단이 총 50명을 계약 고려 대상자로 뽑았다. 홍콩 오페라단이 21명, 중국 푸젠대극장이 21명, 대만 가오슝필하모닉&예술재단이 15명을 선발하는 등 중화권 극장들도 총 52명을 뽑으며 아시아 최초로 열린 나얍 오디션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국을 대표해 오디션에 참가한 서울시오페라단은 총 13명의 계약 고려 대상자를 선정했다. 이경재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한국 성악가들이 해외 오페라 관계자들에게 인정받는 현장에 함께하며 한국의 예술 인재와 오페라 시장의 경쟁력을 검증한 좋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나얍코리아 49명 선발…한경이 뽑은 목소리 세계도 반했다
가장 많은 러브콜(계약 고려 대상)을 받은 참가자는 베이스 김일훈이었다. 김일훈은 8개 극장 가운데 7곳에서 대상자 통보를 받았다. 지난달 1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나얍코리아와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에서 로시니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험담은 바람을 타고’를 부른 김일훈은 단단하고 큰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묵직한 중저음으로 객석을 압도하며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또 다른 베이스 참가자 전태현도 다섯 군데 극장의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바리톤에선 이승왕과 박성환이 각각 4곳으로부터 계약 고려 대상자 통보를 받았고, 테너 중에선 선태준(4곳) 김철현(3곳) 등이 극장들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았다. 여성 성부인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 가운데선 세 사람이 가장 돋보였다. 소프라노인 문혜영과 서선영은 5곳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계약을 고려 중이다. 성부 중 계약 고려 대상자 수가 가장 적었던 메조소프라노에선 방신제가 5곳의 캐스팅 감독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됐다.

계약 고려 대상자는 최종 선발자가 아니라 내년 극장별 오페라 무대에 출연할 배우들의 예비 명단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모두 다 선발될 수도 있고 극장별로 최소 힌 명씩 선발될 수도 있다. 이들 계약 고려 대상자 중 극장별 공연 계획에 따라 필요한 역할에 맞는 목소리와 음악성, 연기력을 지닌 대상자를 골라 상시로 공연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공연 계약은 대상자 이메일과 나얍코리아 사무국을 통해 개별 통보된다. 나얍코리아 사무국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 초께 극장별 주·조연 배우로 선택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개최에 힘입어 제2회 나얍코리아는 올해보다 4개월여 앞당겨 내년 5월께 치러질 예정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