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짜미 근접한 오키나와 한 바닷가 마을 /사진=연합뉴스
태풍 짜미 근접한 오키나와 한 바닷가 마을 /사진=연합뉴스
초강력 태풍 '짜미'의 접근에 일본 열도가 비상 체제를 가동했다.

태풍 짜미는 30일 일본 서남단 오키나와(沖繩)현 주변을 거쳐 가고시마(鹿兒島)현 야쿠시마(屋久島) 남서쪽 바다에서 규슈(九州) 방향으로 접근했다.

이에 이날 오전까지 40명 안팎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35만명에게 대피 지시나 권고가 내려졌다.

오키나와현 전체의 40%인 25만 가구가 정전됐고, 간사이(關西)공항도 일시 폐쇄되며 항공기 결항도 이틀째 이어졌다.

일본 기상청과 NHK,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24호 태풍 짜미가 위력을 유지한 채 니시니혼(西日本)에 상륙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오전 6시 현재 태풍 짜미는 야쿠시마 남서쪽 80㎞ 부근에서 시속 30㎞의 속도로 북북동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심 기압은 95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당 45m, 최대 순간 풍속은 60m다.

태풍 중심 북동쪽 150㎞와 남서쪽 190㎞ 이내에서는 풍속 25m 이상의 폭풍이 불고 있다.

짜미가 이런 세력을 유지한 채 일본 열도에 상륙하면 40명 이상이 사망했던 1993년 9월 제13호 태풍 얀시 이후 25년만이 된다.

기상청은 짜미가 열도를 종단하며 북상할 경우 광범위한 지역에서 피해가 나올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강풍과 폭우, 산사태, 높은 파도 등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태풍 상륙이 예상되며 도카이도(東海道)신칸센은 도쿄(東京)~ 신오사카(新大阪) 구간, 산요(山陽)신칸센은 신오사카~히로시마(廣島) 구간의 운항이 이날 하루 중지됐다.

지난 4일 침수로 한동안 고립됐던 오사카 간사이(關西)공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다음날 오후 6시까지 19시간 폐쇄된다.

가고시마현 야쿠시마에서는 이날 오전 5시 50분까지 시간당 최고 120㎜의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50년에 한 번 올수 있는 기록적인 폭우"라고 밝혔다. 피해도 속출했다.

오키나와현 하에바루초(南風原町)에서 30세 남성이 깨진 유리에 왼쪽 팔목에 상처를 입는 등 이번 태풍으로 지금까지 40명 안팎이 부상했다.

또 오키나와현 전체의 40%인 25만여 가구가 한때 정전됐거나 정전이 이어지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현재 와카야마(和歌山)현과 에히메(愛媛)현에서 222가구 562명에게 피난지시가 내려졌다.

또 17만6천11가구 34만8743명에게 피난권고가 내려졌다.

일본항공과 전일본공수 등에 따르면 전날 태풍으로 폐쇄된 나하(那覇)공항을 중심으로 410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된데 이어 이날도 730편이 결항한다.

이로 인해 전날 3만9000여명, 이날 5만5000여명 등 10만명 가까운 여행객이 대체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게 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짜미가 예상 경로대로 이동할 경우 도쿄 도심에서도 1938년에 기록됐던 초당 최대 순간 풍속 46.7m을 상회하는 강풍이 불 수도 있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