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당국 "해안 저지대뿐 아니라 고지대도 대비해야"

미국 동부에 수십년 만에 접근하는 메이저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애팔래치아 산맥의 동쪽 등사면에서 대규모 산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허리케인이 강타할 경우 통상 폭풍해일, 폭우, 강풍, 국지성 소용돌이 바람이 피해를 야기하는 주요 기상현상인데,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산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美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산사태 유발?… 기상이변도 주민 위협
현재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등 3개주(州)에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주민 100만 명에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허리케인의 직접 영향을 받는 해안 저지대 주민뿐 아니라 산악지역 주민들도 경우에 따라 대피해야 한다는 경고인 셈이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과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와 미드 애틀랜틱 지역에 거의 한 세대에 한 번 찾아오는 허리케인이 동시다발적 산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폭스뉴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OAA의 기상예보관 조엘 클린은 "산사태도 주민이 걱정해야 할 영향 요소"라면서 "특히 노스캐롤라이나 산악지역에서는 주의가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NOAA와 NHC가 설명한 산사태의 발생 원리는 미 동부에 북동-남서 대각선으로 뻗은 애팔래치아 산맥의 지형적 특성 때문이다.

산맥을 넘어 남동쪽으로 향하는 기류가 허리케인과 만나게 될 때 산악지역에 국지성 폭우를 퍼붓게 할 수 있으며, 약해진 지반이 산사태를 유발하게 된다고 NOAA는 경고했다.

클린 예보관은 "보통 산사태를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폭우와 대기의 불안정성, 그리고 산맥을 넘어가는 기류의 양력을 꼽는다"면서 "애팔래치아 산맥의 경우 바람이 가려지는 쪽의 등사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람이 가려지는 쪽은 허리케인이 접근해오는 남동쪽을 말한다.

기상업체 웨더컴퍼니의 마이클 벤트리스 예보관은 "텍사스와 같은 평지에 허리케인이 상륙했을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

노스캐롤라이나 지반은 최근 며칠간 내린 비로 극도로 약해져 있다.

폭풍이 닥치면 지반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