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고 개성 가득한 창작물에 완성도까지 높인 국립현대무용단의 레퍼토리 개발 프로젝트 ‘스텝업’ 무대가 펼쳐진다.

현대무용단과 손잡은 개성만점 창작물
오는 6~9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선보이는 이 프로그램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안무가들의 창작물에 국립현대무용단의 제작 시스템을 결합한 것이다. 다양한 지원과 보완 작업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공모엔 총 68개 작품이 접수됐으며 배효섭, 이은경, 정철인의 창작물이 최종 선정됐다.

배효섭의 ‘백지에 가닿기까지’는 해체와 환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작품은 동물의 사체가 박테리아나 구더기에 의해 부패·분해되는 과정을 담은 영상으로부터 시작된다. 비록 해체되고 있지만 이는 미생물의 양분으로 환원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안무가 스스로와 무대를 해체해 나가고, 그 의미를 재조명한다.

이은경은 ‘무용학시리즈 vol.2: 말, 같지 않은 말’을 선보인다. 그는 무용을 시작한 이후 자신이 받았던 피드백, 칭찬, 꾸짖음 등 방대한 양의 말들에 집중한다. 이 언어들이 실제 자신의 몸의 언어에 어떻게 반영됐고,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를 담는다.

정철인은 낙하운동의 물리적, 본질적 특성에 다가가는 ‘0g’(사진)을 무대에 올린다. 작품은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처음엔 중력의 힘을 이겨내고자 하다가 이후 중력을 거부하지고 않고 떨어지는 움직임을 반복한다. 마지막엔 무중력 상태로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형상화한다. 국립현대무용단 관계자는 “제작 과정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 위주로 선발했다”며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 레퍼토리로 정착시키고 국내외로 유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