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무역전쟁은 시작일 뿐… 2020년 세계경제 위기 올 수도"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2018년 11월8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도 줄지 않는 무역적자와 물가 불안 등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으로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패배한다. 2019년 4월25일,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이에 맞서 중국은 미국 국채를 매각한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가 쓴 《위험한 미래》에 나오는 ‘2020년 세계 경제 가상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를 통해 저자는 미·중 간 무역전쟁은 결국 금융전쟁으로 가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말한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국채를 매각해 달러 가치 폭락을 유도, 달러의 기축통화 역할을 축소하고 위안화의 위상은 높일 수 있다. 미국은 환율조작국 지정을 계기로 현재 무역수지 등에서 중국에 밀리는 제조업 대신 자신들이 앞서는 금융업을 발판 삼아 중국에 금융시장 개방을 끊임없이 요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중국 금리 및 환율 정상화가 중국 기업과 은행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면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4~5%대로 떨어지게 된다. ‘닥터둠(비관적 예측을 하는 경제전문가)’답게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진 2%대에 머무를 우려가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제시한다.

책은 부채에 의한 성장이 한계를 드러냈고 2009년보다 더 큰 위기를 겪을지 모른다는 점을 시종일관 강조한다. 2009년 당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과감한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경제 회복을 이뤄냈지만 한편으로는 부채를 늘려 국가별 경제주체들이 부실해지는 그림자도 만들어냈다. 선진국은 돈을 푸는 양적완화와 금리 인하 등으로 정부 부채가 급증했고, 중국 및 신흥국은 기업 부채가 배 이상 늘었다. 최근 브라질과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제 위기 역시 늘어난 기업부채 때문이다. 한국은 초저금리에 따른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대거 몰리며 가계부채가 심각할 정도로 늘었다. 저자는 초저금리와 풍부해진 유동성으로 자산 가격의 거품 붕괴 현상이 2020년까지 지구촌 여기저기서 나타날 것으로 판단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