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집중호우… 물에 잠긴 중랑천 인근 도로 >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28일 서울 중랑천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후 8시30분께 중랑천 중랑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연합뉴스
< 서울 집중호우… 물에 잠긴 중랑천 인근 도로 >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28일 서울 중랑천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후 8시30분께 중랑천 중랑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연합뉴스
전국에 게릴라성 물폭탄을 뿌리고 있는 비구름대가 28일 저녁 서울로 진입해 시간당 최대 50㎜ 이상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7시40분에 서울 전역과 경기도 대부분 지역, 강원 영서북부에 호우경보를 발령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오후 8시30분께 중랑천 중랑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내렸으며, 경찰은 이에 앞서 8시10분께부터 동부간선도로를 전면 통제했다. 8시40분께엔 경기 남양주시 왕숙천 진관교 일대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번 집중호우는 서울에서 30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지난 27일 남부지방을 강타한 비구름대는 이날 충청권에 많은 비를 뿌렸다. 이후 경기 서해안을 지나 경기 북부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방향을 틀어 서울과 수도권을 강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솔릭이 지나간 뒤 북쪽에서 찬 고기압이 내려와 남해안에 걸쳐 있는 북태평양고기압과 부딪치며 비구름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기온과 습도 등 성질이 반대인 두 고기압이 서로 힘이 비슷해 비구름대가 정체된 데다 남쪽에서 수증기가 유입돼 호우 강도가 세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구름대는 남북으로 폭이 좁게 발달해 지역 간 강수량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비구름대는 이날 서울을 덮치기 직전 경기도와 강원도에 집중호우를 뿌렸다. 27일부터 이날 오후 9시까지 누적강수량은 경기 고양 229㎜, 김포 172㎜, 의정부 160㎜, 강원 원주 146㎜, 영월 118㎜, 정선 70㎜ 등으로 나타났다. 충청권엔 이날 하루 최고 2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대전 유성구·대덕구 등에선 주요 도로가 침수되면서 사실상 교통이 마비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세종시도 시간당 30㎜ 안팎의 장대비가 내려 곳곳이 물에 잠겼다.

이날부터 29일 오전 11시까지 경기 성남 양평 광주 남양주 안양 파주 고양 의정부 포천 등에는 호우경보가, 수원 여주 안산 용인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렸다. 반면 비구름대가 휩쓸고 지나간 광주광역시, 제주, 경상도와 전라도 일부 지역엔 폭염주의보가 29일을 발령되는 등 전국에 ‘롤러코스터’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주 목요일인 30일까지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반이 약해진 곳이 많은데 다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산사태 등 피해 발생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께 괌 동쪽 1340㎞ 부근 해상에서 제21호 태풍 ‘제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태풍은 시속 18㎞로 일본 오키나와를 향해 북서진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발생 초기라 정확한 이동경로를 예측할 단계는 아니다”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