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콘(KCON) 2018 LA’를 찾은 관람객들이 K팝 스타를 직접 만날 수 있는 팬미팅 장소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CJ ENM 제공
‘케이콘(KCON) 2018 LA’를 찾은 관람객들이 K팝 스타를 직접 만날 수 있는 팬미팅 장소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CJ ENM 제공
“ㅋ(크)가 하나만 있으면 ‘웃긴다’는 뜻이 아니라 다소 냉소적인 표현이에요. ㅋㅋㅋㅋㅋ 이렇게 다섯 개 이상은 붙어야 ‘진짜 웃긴다’는 얘기죠.”

지난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 518호실.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유튜버, ‘한국언니(Korean Unnie)’ 문소현 씨가 세계 각지에서 온 200여 명의 K팝 팬들에게 메신저 용어를 설명하고 있었다. 문씨가 “‘ㅇㅇ’은 무슨 뜻인지 아세요”라고 물으니 참석자들이 너무 쉽다는 듯 “OK!”를 외쳤다.

CJ ENM이 지난 10~12일 LA 컨벤션센터와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연 북미 최대 한류축제 ‘케이콘(KCON) 2018 LA’. 사흘간 펼쳐진 한류 콘서트와 전시·프로그램 행사에 관람객 9만4000여 명이 몰렸다. CJ가 케이콘을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다 기록이다.

◆“K팝, 한국어, 웹툰 배우자”

LA 사로잡은 한류문화… 사흘간 9만4000명 열광
이날 LA 컨벤션센터를 찾은 관람객들은 한국 문화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K팝, 한식, 웹툰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200여 개 프로그램마다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아이돌그룹 음악에 맞춰 춤 실력을 겨루는 ‘K팝 댄스 경연대회’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 갈시아 존스 씨는 “올해 세 번째로 케이콘을 찾았다”며 “다양한 K뷰티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K팝 콘서트가 열린 곳은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홈구장인 스테이플스센터. 공연 시작 3시간 전부터 글로벌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만5000여 개 좌석이 한 시간 만에 매진됐다. 티켓 가격은 최저 60달러(약 6만8000원)에서 최고 1700달러(약 192만4000원)에 달했다.

워너원, 트와이스, 모모랜드 등 인기 아이돌그룹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팬들의 함성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무대 바로 옆 스탠딩존에 있는 팬들은 한국어 가사를 그대로 따라 불렀다.

◆중소기업 해외 진출 통로로

케이콘은 ‘한류의 모든 것’이라는 모토로 CJ ENM이 세계 각지에서 펼치고 있는 한류 축제다.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처음 시작해 미주, 아시아, 유럽, 중동 등에서 총 19차례에 걸쳐 열렸다.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전시회, K팝 콘서트 등을 결합한 게 특징이다.

글로벌 기업이 후원사로 나서면서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해 미국 점유율 1위 보험업체인 스테이트팜 등 17개 해외 기업이 스폰서로 참여했다.

CJ는 올해 행사에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대중소기업농어업 협력재단,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 협력해 국내 중소기업 78개사를 초청했다. 해외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서다. 한국 보자기를 본떠 가방을 만드는 ‘디자인스튜디오임성묵’의 임성묵 대표는 “K팝이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상품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며 “아마존 이베이 등을 통해 미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콘을 총괄하는 신형관 CJ ENM 음악콘텐츠유닛장은 “2012년 관람객 1만 명 규모 행사로 시작한 케이콘이 이제 세계 최대 한류 축제로 성장했다”며 “한국 문화 전파는 물론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는 다음달 말 태국 방콕에서도 처음으로 케이콘 행사를 연다.

로스앤젤레스=안정락 특파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