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면적 1.9배 태워…진화율 30% 불과
트럼프 "태평양으로 물 흘려보내"…소방국 "진화용 물 충분"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북쪽 멘도치노 국유림에서 일어난 산불이 주(州) 역사상 가장 큰 산불로 번졌다.

6일 미 언론에 따르면 '멘도치노 콤플렉스 파이어'로 명명된 산불은 이날까지 28만3천800에이커(약 1천148.4㎢)의 산림을 태웠다.

서울시 면적(605㎢)의 1.9배에 해당하는 넓이다.

미국 도시로는 로스앤젤레스(LA·30만 에이커)만 한 크기다.


이 산불은 지난해 연말 샌타바버라, 벤추라 등을 태워 캘리포니아 주 역대 최대 산불로 기록된 토머스 산불(28만1천 에이커)보다도 큰 면적을 휩쓸었다.

지난해 12월 일어난 토머스 산불은 38만1천893에이커를 태우고 1월 12일에야 완전히 진화됐다.

2명이 숨졌고 건물이 1천 채 이상 파괴됐다.

이번에는 '쌍둥이 화재' 형태로 두 곳에서 발화해 피해 면적은 컸지만, 피해 지역이 대부분 산림 지대여서 인명피해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당국은 건물 1만1천300채가 위험하다고 보고, 지난 주말 대피명령을 내린 상태다.

소방관 1만4천여명이 투입됐지만, 산불 진화율은 현재 30%에 불과하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은 오는 15일까지는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명피해가 많이 나온 샌프란시스코 북쪽 소도시 레딩의 '카 파이어'는 7번째 사망자를 냈다.

지난 주말 현장 작업 중이던 전기회사 퍼시픽 가스&일렉트릭 소속 근로자가 화마에 희생됐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앞서 카 파이어로 증조할머니와 증손주 남매를 비롯해 6명이 숨졌다.

카 파이어는 현재 16만3천 에이커를 태우고 45%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가옥과 건물 1천600여 채가 전소했다.

소도시 레딩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약 4만 명이 대피했다가 현재 일부는 집으로 돌아갔다.

발화 3주째를 맞은 캘리포니아 주 명승지 요세미티 국립공원 인근의 퍼거슨 파이어도 여전히 30% 안팎의 진화율에 머무는 가운데 국립공원 관리국 측은 요세미티 밸리 등 인기 관광지역을 부분적으로 무기한 폐쇄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의 켄 핌롯 국장은 "산불 시즌이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美 캘리포니아서 역대 최대 산불… 트럼프는 "나쁜 환경법 탓"
미 전역에서 지금까지 산불로 510만 에이커(2만638㎢)가 불에 탔다.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인 110만 에이커의 거의 5배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요청으로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지역을 연방 차원의 주요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이는 주 비상사태 선포에 이어 연방의 인력·재정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조처다.

산불은 엉뚱하게 환경정책 논란으로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산불을 캘리포니아주의 엄격한 환경법률 탓으로 돌렸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 "캘리포니아 산불은 나쁜 환경법률에 의해 확대되고 훨씬 더 악화했다.

그 법률은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수자원을 적절히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리석게도 물이 태평양으로 흘러들고 있다.

또한 산불 확산을 멈추게 하려면 나무들도 치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벌목업체에 대해 산림보호를 이유로 강한 규제를 하는 캘리포니아 주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적절한 벌목으로 산림의 밀도를 줄이는 것이 산불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펴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이 산불을 진화하는 데 쓰는 수자원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초점을 엉뚱한 곳에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캘파이어(캘리포니아 소방국) 부국장 대이널 벌랜트는 뉴욕타임스(NYT)에 "산불과 맞서 싸울 물은 충분하다.

파괴적인 산불을 만드는 건 온난화 문제"라고 말했다.
美 캘리포니아서 역대 최대 산불… 트럼프는 "나쁜 환경법 탓"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