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도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농업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열사병으로 일한 사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4일(현지시간) 발행한 북한 폭염 피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적십자회는 지난 2일 IFRC 평양사무소 측에 평안남도와 함경남도 등 2개 지역에 최근의 폭염으로 인해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고 공식 통보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지난달 11일부터 무더위가 시작됐으며, 8월 중순까지 폭염이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듯 유례없는 폭염으로 농업 부문에서는 이미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는데, 보고서는 북한 적십자회 지역 사무소의 초기 경작피해 보고를 인용해 함경남도 금야군의 경우 옥수수밭이 총 62㏊, 논은 56㏊가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평안남도 신양군, 성천군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총 206㏊의 옥수수밭에서 폭염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고령자와 어린이 중에서는 열사병으로 인한 사상자도 보고됐다고 보고서는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상자 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열사병 피해를 막기 위해 농민들의 작업 시간은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로 바뀌었으며, 장마당(farmers' markets)의 개장시간은 기존 오후 2시에서 오후 6시로 늦춰졌다고 덧붙였다.

북한 적십자회는 농업피해가 심각한 지역에 이동식 물펌프 등을 투입할 계획이며, 국가비상재해위원회 등 북한 당국의 기관과 피해 복구 방안을 논의 중이다.

IFRC는 보고서에서 "북한 적십자회는 현재 파악 가능한 정보를 토대로 IFRC의 '재난구호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는 인도주의적 요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긴급자금 지원 요청이 있으면 이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북한 적십자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기상 관측 이해 최악의 폭염이 연일 지속하자 대내용 매체를 동원해 주민들에게 고온과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한 역량 결집을 거듭 호소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2일 가뭄으로 바짝 마른 옥수수밭에 주민들이 물을 대는 모습을 방영하며 "황해남북도를 비롯한 각지의 농촌들에서는 지금 논벼와 강냉이 등 농작물이 피해를 보기 시작한 것을 비롯해서 인민 경제 여러 부문에 커다란 난관이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노동신문은 2일 자 신문 1면에 '온 나라가 떨쳐나 고온과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이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기도 했다.
국제적십자 "北 폭염에 농업피해 심각…열사병 사상자도 발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