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학 '세계인 책장'을 열다
지난 3월 김언수 작가의 장편 《설계자들》이 미국 굴지의 출판사 더블데이에 억대의 계약료를 받고 팔렸다. 한국 스타급 작가도 미국 판권 계약금으로 고작 200만~300만원을 받던 관례가 깨졌다. 편혜영 작가의 단편소설 ‘식물애호’는 작년 7월 미국 최고 문예주간지 뉴요커에 실리며 ‘금주의 소설’로 선정됐다. 편 작가는 이 소설의 분량을 늘려 장편 《홀》을 펴냈고, 이 작품은 지난 15일 미국 서스펜스·호러 소설계의 권위 있는 상인 셜리잭슨상을 수상했다.

세계 출판시장에 한국문학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2016년 맨부커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그 신호였다. 한국 작가들이 세계 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속속 수상하자 관련 판권 또한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내수용’에 머물던 한국문학이 세계 문학계에서 그 위상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한국문학 수출 작품(문학번역원 지원을 통해 수출된 서적 기준, 전자책 제외)은 2015년 94건에서 지난해 130건으로 38.2% 증가했다. 2016년 해외에서 판매된 한국문학 부수는 16만2267권으로 3년 전(3만7669권)에 비해 330.7% 늘었다. 고영인 한국문학번역원 전문위원은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한국문학이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