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경 스타일리스트/ 사진제공=뷰티텐
서수경 스타일리스트/ 사진제공=뷰티텐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관심이 많아 소셜커머스 업체와 협업을 준비 중이에요. 지금도 홈쇼핑 채널에서 모바일 라이브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제품도 있고 유튜브를 통해 재미난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제가 봐도 별걸 다 하는 것 같네요. 하하”

15년 차 스타일리스트 서수경의 말이다. 그는 담당하고 있는 연예인만 스무 명이 넘는다. 정신없이 바쁘지만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항상 새로운 일이 궁금하다. 그리고 지나간 과거를 오래 생각하지 않는다. 내일 할 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차기 때문이다. 최고의 연예인들과 일하고 있지만 자신이 1등 스타일리스트는 아니라는 서수경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정상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고등학생 때부터 스타일리스트를 꿈꾼 서수경은 의상학과에 진학했고 졸업하자마자 학교 선배인 한혜연 스타일리스트 밑에서 일했다. 그는 “4년 동안 실장님에게 혼나면서 일을 배우다 보니 독립할 수 있는 환경과 능력이 갖춰졌어요. 오랫동안 한 곳에서 꾸준히 일한 결과죠. 힘들다고 다른 곳에 옮겨 다녔으면 아직도 ‘만년 대리’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독립 후 서수경은 그룹 소녀시대와 AOA, 가수 싸이, 배우 이민정 등 최정상급 연예인들의 스타일리스트로 승승장구했다. 그 비결은 절대 중간에 그만두지 않는 것이다. 15년 간 담당했던 수많은 연예인 중 그만둔 사람은 2명밖에 없을 정도다. “독립한 지 10년이 된 최근에서야 일을 거절하기 시작했어요. 경력이 쌓이고 여유가 생기니 할 수 있는 것이지 처음부터 일을 가렸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거예요”
서수경 스타일리스트/ 사진제공=뷰티텐
서수경 스타일리스트/ 사진제공=뷰티텐
서수경은 현재 패션스쿨의 특임교수로 강단에 오르고 있다.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건 차가운 현실이다. 그는 “스타일리스트가 안정적인 직업이 아닌데 쉽게 생각하고 덤벼들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정말 이 일이 하고 싶은지 자신에게 솔직해지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아직까지 연예인들의 신발을 신길 때 무릎을 꿇고 신발 바닥을 손으로 턴 다음 신겨줘요. 그게 뭐 어때요? 제 직업의 일부이고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라며 “이제는 그들이 ‘그러시지 말라’며 말려요. 제가 낮추고 있어도 남들이 치켜세워주는 때가 온 거죠”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말하는 ‘때’가 왔지만 서수경은 아직도 치열하게 배우고 있다. 그는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명품 브랜드 디올이 뭔지도 몰랐어요. 샤넬, 루이비통을 제외한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였다”며 “그래서 15년 간 몸으로 부딪치며 배웠죠. 아직도 직접 옷을 사가며 틈틈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겐 아이쇼핑도 일이고, 잡지는 바이블이니까요”라고 말했다.

서수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더 큰 꿈을 꿨다. 스타일리스트 업계의 선구자가 아니기 때문에 1등은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그는 “선두주자들에게 더 이상 뒤처지지 않게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면서도 “아직 개척 단계인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는 스타일리스트 중 1등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규민 한경닷컴 기자 pressg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