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은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책에 담겨 있는 콘텐츠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습니다. 위기의 본질은 텍스트 소비 행위와 책이라는 매체가 긴밀하게 만나는 데 실패한 것에 있습니다. 오히려 콘텐츠에 집중하고 책의 외연을 확대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출판산업의 미래를 낙관합니다.”

"책 콘텐츠 소비, 어느 때보다 활발… 외연 확대에 힘쓸 것"
김수영 신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출판진흥원) 원장(사진)은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간담회를 열고 “종이책의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살려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2012년 7월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출판진흥원 제3대 원장으로, 출판계 출신의 첫 수장이다. 2002년부터 문학과지성사에 재직하면서 대표까지 지낸 그는 한국출판인회의 정책위원장, 로도스출판사 대표,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로도 활동했다.

‘출판진흥원장은 낙하산 출신 기관장’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출판진흥원은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한 임원 선임제 개선책을 마련해 올해 처음 시행했다. 김 원장은 “출판계의 목소리가 원장 선임 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절차에 따라 정부와 출판계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첫 번째 원장으로 선임됐다”며 “정부의 기대와 출판계의 요구를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출판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책 연구에도 더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책통계연구센터도 원장 직속으로 뒀다. 단순히 소비자가 아니라 함께 참여하고 생산하는 주체로서의 독자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공모전 행사도 기획할 예정이다.

혜택이 너무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는 도서·공연비 소득공제와 관련해선 “제도적으로 보완할 방안을 찾겠다”고 했고, 도서정가제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출판계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는 만큼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 의견을 수렴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겨지던 분야를 챙기기 위해 문학보다는 비문학, 전문 영역보다는 일반교양, 성인 위주에서 아동과 청소년, 대학생으로 지원도 확대해갈 계획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