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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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에 대한 네티즌의 냉철한 의견을 공유하고 함께 생각해보는 [와글와글]. 이번엔 시댁과의 연락 횟수 때문에 고민인 결혼한 지 4달 된 새댁 A씨의 이야기다.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A씨는 결혼 전부터 시어머니와 연락을 자주 했다. 시어머니는 종종 전화해서는 "오늘 집에 와서 밥 먹어라", "밥해 놨으니 가져가서 먹어라"는 연락을 해왔다.

결혼 전이었기에 A씨는 내심 '아들에게 하면 될 것을 왜 내게 연락해서 그러실까'라고 부담스러움이 없지는 않았다.

그래도 항상 챙겨주시고, 며느리로 인정받은 듯한 기분에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결혼 후 남편은 A씨에게 "서로 부모님은 바꿔가며 챙겨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먼저 제안했다. 남편은 "무뚝뚝한 아들 연락보다는 살가운 네가 연락해주는 걸 더 반기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네 친정 또한 아들이 없기에 신랑이 연락해주는 것을 좋아할 것 같았다.

결혼 후 A씨는 시부모님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하고, 할 말은 없어도 매일 카톡으로 안부 인사도 드렸다. 사실 시어머니는 매일 안부 전화를 받고 싶어하는 발언을 했지만 A씨에게 이것이 최선이었다.

A씨가 속이 상한 건 남편의 행동 때문이다. 친정에서 A씨를 위해 보양식을 보냈기에 남편에게 "엄마가 사위 먹으라고 싸줬다"고 말했다. 남편은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야겠다"고 했다.

하지만 퇴근 후 집에 와서 만난 남편은 아무런 연락도 없이 TV를 보며 쉬고 있었다. 그제야 A씨는 "이 사람 우리 집엔 연락 잘 안 하겠구나"싶었다.

A씨가 매주 시댁과 연락하는 사이 남편은 친정에 단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다.

괘씸한 마음에 A씨도 시댁에 카톡도, 전화도 일주일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시부모님은 이틀을 넘기지 못하고 "무슨 일이 있느냐"라시면서 연락을 해왔다.

결국 친정에서도 시댁에서도 자연스럽게 A씨에게만 연락을 한다. A씨는 고민에 빠졌다. 이대로 시댁에 연락을 계속해야 하는지, 남편은 어떻게 하면 친정을 챙길 수 있을지 말이다.

네티즌들은 A씨에게 '착한 며느리병'에 걸렸다고 말한다. 결혼하면 여자들이 시댁에 착하고 싹싹하고 말 잘 듣는 며느리가 되어야 할 것 같이 무리하는 행동을 말한다. 기혼자인 네티즌들은 "정답은 없다"면서 "내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는 거다"라고 일갈했다.

또 "간혹 그런 시댁이 있다. 며느리에겐 안부 전화 받으려고 하면서 정작 자기 아들은 처가에 연락하는지 궁금하지도 않아 한다", "서로 바꿔서 연락하려는 것이 잘 못 된 것 같다. 본인 부모는 본인이 챙겨야 한다", "제발 각자 부모는 각자 챙기자", "시부모에게 연락 올 때마다 신랑에게 의무적으로 전화하라고 말하는 게 좋다", "처음부터 너무 잘하려고 하는 것 같다. 며느리로서 인정받아 뭐할까. 좀 내려놓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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