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살어리랏다~ 귀농 책 쏟아진다
농촌생활을 잠깐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시골에서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예능 프로그램 ‘풀 뜯어 먹는 소리’ 등의 인기에 이어 서점가에도 시골살이와 관련한 특색있는 신간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에세이 《엄마 나 시골 살래요》(이야기나무)는 20~30대에 부는 귀농·귀촌 바람을 반영한다. 해외에서 석사를 마치고 돌아온 30대 딸이 편지 형식으로 엄마에게 농촌에서 찾은 새로운 삶을 풀어낸다. 저자는 도시 생활보다 농촌에서의 삶이 자신에게 더 맞는다는 확신으로 아무 연고도 없는 전남 구례에 터를 잡았다. 막상 접한 농촌의 하루하루가 그저 평화롭고 낭만적인 것은 아니었다. 실패했거나 낙오한 사람으로 여기는 주변의 편견, 힘든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땀 흘려 일하고 건강한 음식을 요리해 사람들과 나눠 먹는 게 즐거웠다. 저자는 “내가 쓰는 물건을 잘 알고 제대로 쓰며 행복해하는 그런 소소한 것들이 좋다”고 고백한다.

해남의 농부화가 김순복이 쓴 《농촌 어머니의 마음》(황금알)에는 소박하지만 정감 넘치는 그림과 단순하면서도 깊은 시를 담았다. ‘꿈틀거리는 애벌레가/이파리를 먹어 치우면/나비야 어떤 시인이 마냥/너를 좋다 하리오(‘나비야 나비야’ 중)’같이 순수한 시선으로 그린 은은한 색감의 시골 풍경이 가득하다.

《농촌 어머니의 마음》이 시골의 풍경에 감성적으로 접근한다면 가네코 요시노리 일본 전국 유기농업추진협의회 이사장이 쓴 《농촌 생활 교과서》(보누스)는 바로 적용 가능한 실용서다. 1년 농사 계획을 세우는 방법과 작물 선택법부터 먹거리 마련과 낙엽을 모으고 산나물을 캐는 방법까지 두루 안내한다. 저자가 정작 강조하는 도시와 농촌의 가장 큰 차이는 자연환경이 아니라 인간관계다. “농촌공동체를 존중하고 그 안에 잘 스며드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는 것이다.

《리치 파머》(한국경제신문)는 농촌에서 먹고사는 고민에 답한다. 발상의 전환으로 농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부자 농부들의 생생한 이야기다. 이 밖에 젊은 작가 여섯 명이 제주를 배경으로 쓴 테마소설집 《소설 제주》(아르띠잔), 텃밭에서 가꾼 음식이야기인 《먹이는 간소하게》(사이행성)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