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기교보다 감정선 잘 담아내는 연주자 되고파"
“20대엔 기교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감정선이 풍부한 연주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사진·30)는 지난 4일 인터뷰에서 30대를 맞아 처음 서는 리사이틀 무대에 대한 바람을 담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는 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김다미&문지영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피아니스트 문지영과 호흡을 맞춰 ‘슈만 바이올린 소나타 1·2·3번’ 전곡을 연주한다. 슈만 전곡이 국내에서 연주되는 것은 2010년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가 연주한 이후 8년 만이다. 흔치 않은 레퍼토리 선택이다.

김다미는 “2012년 미국 라바니아 페스티벌에서 슈만 피아노 트리오 곡을 연주하면서 슈만을 가장 좋아하게 됐다”며 “어떤 작곡가의 전곡을 처음 연주한다면 반드시 슈만의 곡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슈만의 소나타는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서로 균형을 잡아가며 연주하기 어려운 곡으로 알려져 있다. 음악적으로 대중을 설득하기 까다로운 곡이란 평가다. 복잡하고 두껍게 쓰인 피아노 선율을 뚫고 나올 만한 바이올린의 높은 음역대가 거의 없고 중간 음역대가 많다. 이 때문에 슈만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바이올리니스트나 피아니스트 모두 연주를 주저한다.

김다미는 “슈만이 피아니스트 출신인 데다 우울증과 정신분열증을 앓던 시기에 작곡된 영향도 있어 현악기 연주자들이 까다로워한다”며 “이번 곡들 역시 바이올린은 평화로운 멜로디인 반면 피아노는 정반대로 복잡한 분위기를 표현해야 해 감정적 접점을 찾기 어려운 곡”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다 어렵게 피아니스트 문지영을 만났다. 김다미는 “음악가들 누구나 슈만을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꼽진 않는데 지영 씨도 나처럼 슈만을 최고로 꼽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뭔가 통하는 느낌을 받아 바로 듀엣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다미는 ‘파가다미(파가니니+김다미)’라 불릴 정도로 기교파 바이올리니스트로 통한다. 2012년 하노버 국제음악콩쿠르 우승, 독일 하노버 요아힘 국제바이올린콩쿠르 우승, 파가니니 국제음악콩쿠르 1위 없는 2위 및 파가니니 카프리스 특별상을 받는 등 화려한 콩쿠르 입상 경력을 자랑한다. 문지영도 이에 못지않다. 2014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하며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2015년에는 제60회 이탈리아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1등을 수상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