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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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피파랭킹 57위 대한민국이 랭킹 1위 독일을 꺾었다.

유럽 베팅업체는 한국과 독일의 경기 결과 0-0 무승부보다 독일 5-0 승리가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보란듯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됐던 '2골차 승리' 경우의 수는 현실이 됐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김영권과 손흥민의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로 '전차군단' 독일을 꺾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과 손흥민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2-0으로 이겼다.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 선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16강 올라가지 못했지만 선수들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응원해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감사하다. 4년전에 비하면 후회없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눈물이 많기로 소문난 손흥민은 "제 역할을 많이 못한 것 같아 많이 미안했고 선수들에게 고마웠다"고 끝까지 눈물을 삼키는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이어 "원하는 결과 못가져왔고 국민들 기대에 우리가 부족했지만 밤마다 새벽마다 응원해준 팬들 덕분에 이렇게 잘한 것 같다. 조금이나마 희망 드린 것 같아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늘 최고의 활약을 펼친 골키퍼 조현우 선수는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준비했다. 준비한대로 결과가 나와서 기쁘고 마지막이라니 아쉽다"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된 소감에 대해서는 "후회없다. 속이 시원하다. 앞에서 선수들이 잘 뛰어줬기 때문에 (승리했다) 제가 한 게 하나도 없다. 선수들에게 박수쳐주고 싶다. 경기 끝나고 16강 올라간 줄 알았는데 아닌걸 알고 아쉬웠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비운을 피하지는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스웨덴(0-1패)과 멕시코(1-2패)에 2연패를 당한 뒤 독일을 꺾으면서 1승2패(승점 3)를 기록, 독일(1승2패)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F조 3위로 대회를 끝냈다.

한국은 16강 진출의 기적을 노렸지만 스웨덴이 멕시코를 3-0으로 물리치면서 아쉽게 희망을 접어야 했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우승팀인 독일은 한국의 투지에 밀리며 최초로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는 비운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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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게까지 경기를 지켜보며 가슴을 졸인 축구 팬들은 "16강보다 더 기쁜 승리였다", "탈락해도 괜찮다. 우리 대표팀이 최고다", "진짜 우리가 원하던게 이런 거였다", "온몸에 전율. 2대 0이라니", "역대급으로 재밌는 경기였다"고 우리 대표팀에 환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