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올해 국제회의 개최 순위에서 2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랐다. 2015년 처음 세계 3위 국제회의 개최 도시에 오른 서울은 지난해 30%가 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3년 연속 3위 자리를 지켰고, 부산은 4년 만에 다시 10위권 재진입에 성공했다.
K마이스, 국제회의 개최 2년 연속 세계 1위…서울은 3위 수성
◆한국 2년 연속 1위 수성, 점유율 첫 두자릿 수

17일 국제협회연합(UIA)이 발표한 2017년 국가·도시별 국제회의 개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총 1297건의 국제회의를 열어 싱가포르(877건)와 벨기에(810건)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2016년 997건으로 지난해 사상 첫 1위에 오른 한국은 올해 점유율을 12.6%까지 끌어 올렸다. 한국이 전체 국제회의 시장에서 10%가 넘는 두 자릿 수 점유율을 기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UIA가 세계 166개국 1104개 도시에서 2017년 한해 동안 열린 국제회의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회의는 총 1만786건이 열렸다. 2016년 1만1000건 보다 2% 줄어든 수치다. 한국과 오스트리아가 30~45%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고 벨기에와 미국, 프랑스 등은 15~20%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아시아 지역은 일본이 523건으로 전체 6위를 유지했고 지난해 처음 10위권에 진입한 태국(312건)이 올해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UIA측은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의 한 분야인 국제회의(컨벤션) 시장에서 한국과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3위 수성, 부산 4년 만에 10위권 재진입

도시 순위에선 미·북 정상회담 개최로 마이스 강국의 입지를 다진 싱가포르(877건)가 1년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2015년까지 10년 넘게 1위를 유지해 오던 싱가포르는 지난해 벨기에 브뤼셀에 밀려 2위로 내려 앉았다. 유럽연합(EU)본부의 후광 덕에 유럽 제1의 국제회의 도시로 자리매김한 브뤼셀은 지난해 보다 20% 가까이 줄어든 763건을 개최해 2위에 올랐다.

2015년 처음 3위에 오른 서울은 3년 연속 3위 자리를 지켰다. 싱가포르와 브뤼셀이 지난해 국제회의가 줄어든 반면 서울은 162건이나 늘었다. 전체 10위권 도시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곳은 전년보다 70% 급증한 오스트리아 빈(4위·515건)이었다.

부산을 비롯한 제주, 인천, 대구 등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2013년 이후 줄곧 10위권 밖에 머물던 부산은 60건의 행사가 늘어 6계단 오른 전체 8위(212건)에 올랐다. 130건의 행사를 연 제주도는 15위에 올랐고, 인천(66건)과 대구(43건)는 20~25%의 증가세를 보이며 각각 24위와 3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전체 도시 순위에서 40위 안에 가장 많은 5개 도시가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민민홍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은 “이번 결과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와 함께 국제 마이스 행사 개최지로서 한국의 경쟁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올해 안에 국제회의 육성 5개년 계획을 수립해 K마이스가 지금의 성장세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