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IMAX 전시회의 경기도 홍보관.
지난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IMAX 전시회의 경기도 홍보관.
경기도는 지난해 중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인 포상관광 단체가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22건의 포상관광 단체를 유치했다. 이는 2016년 10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실적이 8건에 불과했던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증가 폭은 더욱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컨벤션센터가 있는 고양에 국한됐던 컨벤션 시장도 부천과 안산, 양평, 가평으로 확대되고 있다.

강동한 경기관광공사 마이스뷰로 단장은 “그동안 공들여 온 대만, 홍콩 등 중화권과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지난해부터 눈에 띄는 포상관광 단체 방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인프라 수준이 천차만별인 경기도 31개 시·군의 특성을 감안해 중소 규모의 컨벤션 행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빈자리 채운 동남아 단체들

경기도 관광·마이스의 컨트롤타워인 경기관광공사는 2~3년 전부터 중화권과 동남아 마이스 시장 개척에 나섰다. 당시만 해도 동남아 지역은 씀씀이가 작고 포상관광 수요도 낮은 잠재시장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베트남 국영 여행사와 맞춤형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태국 여행작가를 초청해 현지어로 된 경기도 여행책자를 제작했다.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여행사와 협회·단체, 기업엔 수시로 각종 지역 정보를 제공하며 끈끈한 관계를 쌓는 데 주력했다. 다국적 기업이 많은 중화권과 동남아에서 머지않아 기업회의, 포상관광 등 방한 마이스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덕분에 경기도는 우려에서 현실이 된 ‘사드발 차이나 리스크’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강 단장은 “한꺼번에 왔다가 썰물 빠지듯 사라지는 중국 단체보다 소규모로 꾸준히 들어오는 동남아 단체가 훨씬 낫다는 말이 지역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동남아·대만·홍콩서 포상관광단 유치… 경기도의 '선견지명' 빛났다
성장 가능성 갖춘 유망 컨벤션 발굴

경기도가 포상관광 외에 학술대회와 세미나 등 컨벤션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개최한 ‘찾아가는 마이스 설명회’도 성과를 내고 있다. 규모는 작더라도 가능성 있는 유망 행사를 발굴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설명회를 통해 유치 가능성이 높은 행사 여러 개를 발굴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인바운드 여행사와 국제회의기획사(PCO), 학회와 협회를 대상으로 연 설명회에서 50여 건의 국내외 행사를 발굴한 경기관광공사는 올해 4월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연 설명회에서도 50건에 가까운 행사 정보를 새롭게 확보했다. 학회와 협회, 단체의 반응도 좋아 지난 4월에 연 설명회에는 지난해 18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41개 학회에서 참석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지역특화 컨벤션에는 지난해 3개 행사에 이어 올해 부천 아시아 애니메이션 포럼과 안산 거리예술 국제 심포지엄, 가평 K팝 포럼, 양평 국제 기타 포럼 등 4개 행사가 선정됐다. 이선형 경기마이스뷰로 차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의학과 식품, 건설, 수자원 등 10개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 13명을 ‘경기 마이스 앰버서더’로 위촉하고 신규 국제회의 유치 정보를 수집해 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이스 저변 확대에 경쟁력 동반 상승

경기도의 마이스산업 저변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수원 광교에 들어서는 수원컨벤션센터는 경기 남부권의 마이스 대표 시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마이스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화성과 용인도 올해부터 지역 마이스산업 육성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김포와 파주, 의정부, 연천, 포천 등 경기 북부 지역들도 남북 화해 분위기에 맞춰 DMZ(비무장지대)캠프, 평화여행 등의 특화 관광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국내에서 가장 큰 전시컨벤션센터인 킨텍스를 보유한 고양은 뛰어난 인프라에 도시 마케팅 전담 조직인 고양컨벤션뷰로를 앞세워 직접 국제회의와 포상관광 단체 유치에 나서고 있다.

산업 기반이 강화되고 저변이 넓어지면서 경기 마이스 얼라이언스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역에서 운영 중인 숙박·쇼핑, 테마파크, 여행사, 전시 및 국제회의기획사로 구성된 얼라이언스는 지난해까지 매년 가입 회원 수가 20~30%씩 꾸준히 늘고 있다. 강 단장은 “31개 시·군으로 마이스 저변이 점차 확대되고 마이스 얼라이언스의 규모가 매년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경기 마이스산업의 대외 인지도와 경쟁력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