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덜 해로운 담배’로 인기를 끌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덜 해롭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각에서 평가 잣대 등을 문제 삼는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식약처 "궐련형 전자담배에 타르 최대 93배"… 유해성 논란 재점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 국내에서 판매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에 포함된 11가지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필립모리스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히츠 앰버’, BAT 글로의 ‘브라이트토바코’, KT&G 릴의 ‘체인지’ 등 3개 제품을 분석했다.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타르는 일반담배보다 최대 93배 많이 검출됐다. 궐련형 전자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 발생하는 평균 니코틴 함유량은 아이코스가 0.5㎎, 릴 0.3㎎, 글로는 0.1㎎이었다. 일반담배 판매량 상위 100개 제품의 니코틴 함유량은 0.01~0.70㎎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평균 타르 함유량은 아이코스 9.3㎎, 릴 9.1㎎, 글로 4.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담배의 타르 함유량은 0.1~8.0㎎이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벤조피렌,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5종의 물질이 포함돼 일반담배처럼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발암물질은 함유량이 일반담배의 0.3~28.0% 수준이었다.

전자담배 1위인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한국필립모리스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함유량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일반담배와의 유해성을 비교한 식약처의 평가는 잘못된 것”이라며 “전자담배 증기와 일반담배 연기는 구성 성분이 질적으로 달라 배출 총량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부터 전자담배 릴을 판매하고 있는 KT&G는 “정부의 유해성 조사 취지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유해성분은 감소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또한 일반담배의 범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전자담배로 바꾼 이후 전에 비해 몸이 가볍고 목도 덜 아픈 것을 느끼는데 믿을 만한 결과인지 의심스럽다”며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준대로 실험했다고 하지만 독일 등에서 했던 실험 결과와 수치가 너무 달라 오히려 헷갈린다”고 했다.

한민수/김보라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