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 압도적 비주얼+감동코드…가슴을 친 포스코 '철의 올림픽'
아무리 훌륭한 메시지라도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렵다면 의미가 없다. 광고 영상은 다른 영상과 비교되는 차별성도 있어야 한다. 광고 영상을 어떻게 만들어야 소비자를 ‘보기(seeing)’로 유도하는지도 상황에 따라 다르다. 영상 광고의 매력은 영상미를 한껏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인데, 눈에 확 띄는 차별성이 있어야 소비자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포스코 광고 ‘철의 뜨거운 열기’ 편은 이런 요소를 두루 갖췄다. 백색의 설원과 붉게 이글거리는 철을 대비시켜 뜨거운 열정을 손색없이 표현했다.

대자연 압도적 비주얼+감동코드…가슴을 친 포스코 '철의 올림픽'
스케이팅을 비롯해 철에 의지해 경기하는 올림픽 종목을 광고에 두루 등장시켰다. 여기에서 철은 그냥 철이 아니라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는 ‘뜨거운 철’이다. 마치 스포츠 경기의 다큐멘터리 필름을 편집한 듯 보이면서도 철 부분을 붉게 처리했기에 다큐멘터리 영상이 아니라는 확신을 심어준다. 현실적으로 영상 광고가 다른 미디어 광고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감각적인 영상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 광고의 ‘애드트루기(ad-trugy)’를 분석해 보면 파격적인 소재가 없어도 감동이 배가된다. 트루기란 어떤 시도를 통해 예술 작품이 되게 하는 내적 구성 원리다. 이 광고에서는 파격적인 소재를 쓰지 않고도 나름대로 내적 완결 구조를 확보했다. 광고 영상의 현장성·사실성·설득력을 확인할 수 있다. 생동감 있는 영상에 맞춰 다음과 같은 내레이션이 흐른다.
대자연 압도적 비주얼+감동코드…가슴을 친 포스코 '철의 올림픽'
“철의 뜨거운 열기와/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 세상을 뜨겁게 달굽니다./ 평창, 그 뜨거운 열기 속에/ 포스코가 함께합니다.”

광고가 끝날 무렵에는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21개 종목 중 20개 종목에서 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라는 자막이 흐른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세상을 더 넓게, Unlimit The Limit-POSCO”라는 내레이션이 흐르며 광고가 끝난다.

대자연 압도적 비주얼+감동코드…가슴을 친 포스코 '철의 올림픽'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방송된 이 광고는 철의 뜨거운 열기를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광고는 “철 광고를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는 감동을 소비자가 느끼도록 했다. 나아가 이 광고는 포스코의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지난 4월1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는 ‘Unlimit the Limit: Steel and Beyond’라는 새로운 미션을 발표했다. 한계를 뛰어넘어 ‘철강 그 이상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광고는 선수들의 열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포스코의 비전을 소개한다. 음악에서의 전주곡이나 마찬가지였다.

광고 영상에는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강렬함(impact)이 있어야 한다. 한번 보고 쓱 지나가 버리는 광고는 브랜드 자산을 형성하기 어렵다.

철의 뜨거운 열기를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승화시킨 이 광고는 소비자의 마음을 설레게하는 ‘충동의 코드’까지 배치돼 있어 강렬함 그 이상이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