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왼쪽), 로베르토 알라냐.
조수미(왼쪽), 로베르토 알라냐.
봄의 끝자락에 세계적인 디바(diva)와 디보(divo)가 서울에서 만난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로베르토 알라냐와 오는 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디바&디보’ 콘서트를 연다. 올해로 개관 40주년을 맞은 세종문화회관의 개관 기념 공연에서다.

조수미는 수식어가 필요 없는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소프라노다. 프랑스 출신 디보 로베르토 알라냐는 1988년 루치아노 파바로티 콩쿠르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후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스리 테너’에 이어 ‘제4의 테너’ ‘제2의 파바로티’로 불리는 세계 최정상 테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깊다. 영국 런던 코벤트 가든 무대에서 같은 해인 1992년 데뷔한 뒤 25년간 음악적 동지이자 친구로 지내왔다. 1998년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로 무대에 함께 서고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조수미는 최고난도의 가창을 기술적으로 구사하는 창법인 ‘콜로라투라’를 선보인다. 그가 고른 곡은 2016년 벨기에 로열 드 리에주 왈로니아 무대에서 불러 유럽 팬들에게 극찬을 받은 오베르의 오페라 ‘마농 레스코’ 중 ‘웃음의 아리아’다. 한국 초연곡인 알렉산더 알리비우의 ‘나이팅게일’을 비롯해 임긍수의 가곡 ‘강 건너 봄이 오듯’ 등도 부른다. 2002년 공연 이후 16년 만에 내한하는 알라냐는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고귀한 천사들’, ‘줄리에타, 여기요’와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신비로운 이 묘약’ 등 아리아를 부른다.

두 사람은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 서거 150주년을 기린 특별한 무대도 마련한다. 두 성악가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있는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피아노 한 대만으로 반주한다. 피아니스트이자 영화음악 작곡가인 제프 코언이 단독 피아노 연주를 맡았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