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국내 광고 모니터링 결과
"성차별 광고, 성평등 광고보다 2배 이상 많아"
소파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던 남성에게 아이들이 다가와 안긴다.

여성은 에어컨을 켜고 주방에서 가족들 음식을 준비한다.

여성의 가사와 육아는 당연하다는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는 한 가전제품 광고다.

한 콜라젠 제품 광고에는 자동차 사고 상황에서 외모지상주의가 엿보인다.

추돌 사고가 나자 피해 차량의 남성이 화를 내다가 사고를 낸 여성의 외모를 보고 그냥 돌아가는 장면이다.

이처럼 성차별적인 광고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서울YWCA와 함께 지난 3월 한 달간 방영된 TV, 인터넷, 극장 등의 광고 457편을 모니터링한 결과, 총 36편에 성차별적 내용이 포함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성평등적 광고(17편)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성차별적 광고에는 성역할 고정관념이 반영됐거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것이 많았다.

등장인물의 역할에도 성역할 고정관념이 반영됐다고 양평원은 분석했다.

전체 등장인물 502명 중 노동시장에서 일하는 역할은 남성이 63.8%(30명), 여성이 36.2%(17명)였다.

운전자 역할도 남성(78.6%·11명)이 여성(21.4%·3명)보다 훨씬 많았다.

반면에 돌봄·가사노동을 하는 역할은 여성(59.2%·16명)이 남성(40.8%·11명)보다 더 많았다.

광고 속 남성 등장인물의 연령대는 비교적 다양했지만, 여성 등장인물은 20~30대에 편중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양평원 관계자는 "최근 성차별, 불법촬영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광고계는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기존 성차별을 답습하고 있다"며 "성차별 인식을 바꾸기 위한 광고계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평원은 이번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성차별적 광고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