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칸의 제국 몽골’ 특별전에 전시된 불교 관련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칸의 제국 몽골’ 특별전에 전시된 불교 관련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쪽 다싱안링(大興安嶺)산맥에서 서쪽 알타이산맥, 북쪽 바이칼 호수에서 남쪽 만리장성 사이에 있는 몽골인의 땅, 몽골리아. 13~14세기 칭기즈칸과 그 후예들이 몽골제국을 건설하기 전에도 숱한 민족들이 이 땅을 거쳐갔다. 기원전 3세기 무렵에는 흉노가 최초로 국가를 세웠고, 이어 선비와 유연, 돌궐, 위구르, 키르기스, 거란이 이 지역을 지배했다. 그중 흉노는 중국의 진·한과 맞설 만큼 세력이 강했다. 돌궐은 아시아 내륙의 초원과 오아시스 대부분을 하나로 통합한 거대 유목 제국으로 성장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6일 개막하는 특별전 ‘칸의 제국 몽골’은 이 거대한 땅 몽골리아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자리다. 몽골에서 인류가 살기 시작한 80만 년 전 선사시대부터 흉노, 돌궐 등이 세운 고대 유목 제국, 칭기즈칸의 몽골제국과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민족들이 남긴 대표 유물 536점이 전시된다. 몽골 과학아카데미 역사학고고학연구소, 몽골 국립박물관, 복드 칸 궁전박물관이 전시를 위해 소장품을 내놓았다. 그중 16건 90점은 몽골 국가지정문화재다.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됐다.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를 조명하는 ‘제국의 여명: 선사시대 몽골’로 시작해 흉노와 돌궐 등이 이룬 고대 유목 제국, 칭기즈칸을 필두로 몽골제국의 흥망, 역사 속 몽골과 한국의 교류 등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8세기 돌궐 카간의 금관
8세기 돌궐 카간의 금관
선사시대 몽골에서는 산양 모양으로 조각한 칼자루 끝장식, 사슴과 산양을 장식한 항아리, 청동솥, 청동 말재갈과 굴레장식, 몽골 서북부 영구동토층에서 나온 초기철기시대 털외투 등을 볼 수 있다. 고대 유목 제국과 관련해서는 원거리 교역을 통해 수준 높은 문화를 누렸던 흉노의 유물들이 눈길을 끈다. 기원전 1세기~기원후 1세기 무렵에 만들어진 ‘그리스 신이 있는 은제 장식’은 흉노가 중앙아시아 오아시스 도시국가를 통해 수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어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을 색실을 이용해 자수로 표현한 흉노 유물의 직물은 과학적인 분석 결과 원산지가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밝혀졌다.

8세기께 돌궐 카간(황제)의 제사유적에서는 화려한 금관을 비롯해 금제품 78점, 은제품 1878점, 보석 26점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돌궐 제2제국의 장군이었던 퀼 테긴의 두상, 각종 무기류와 갑옷, 13~14세기 파라오 모양의 가면, 불교 유물 등도 전시된다. 전시는 7월17일까지. 성인 6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유아 3000원. 박물관·미술관 주간인 16~20일엔 무료다.

서화동 문화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