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막은 '고의 교통사고'
경찰은 선처, 현대차는 수리비 지원


고속도로에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냈는데 경찰은 이 사고에 선처하고 운전자가 몰던 차량의 제조사가 수리비를 지원하기로 한 사연이 네티즌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지난 12일 제2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에서 발생한 '고의 교통사고'를 내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사고의 주인공 한 모 씨는 의식을 잃은 운전자의 차량이 계속 진행 중인 것을 눈치채고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앞을 가로막아 대형참사를 막았다.

경찰은 "112 신고가 접수돼 정식 사고조사는 하고 있지만 두 운전자의 인명피해가 크지 않다"며 "사고를 낸 경위 등도 고려해 앞 차량 운전자를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훈훈한 고의 교통사고 _ KBS 뉴스 화면

훈훈한 고의 교통사고 _ KBS 뉴스 화면

통상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112에 사고신고가 접수됐을 경우 경미한 사고면 보험사끼리 보험금 지급 비율 등을 합의하고 경찰은 내사 종결한다.

이번 경우는 보험사끼리 합의 절차가 아직 남아 있지만, 실수로 일어난 사고가 아닌 구조를 하려고 일부러 낸 사고여서 형사 입건 대상이 아니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당시 고의 사고를 내 의식을 잃은 뒷 차량 운전자를 구조한 한 씨는 이날 "엊그제 사고로 뒤쪽 범퍼가 약간 찌그러지고 비상 깜빡이 등이 깨져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해 둔 상황"이라며 "설사 내 과실이 인정돼 보험금이 오르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내 차 피해는 생각하지 않고 한 일"이라며 "어제(13일) 오전에 뒤차인 코란도 차량 운전자로부터 '감사하다'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 씨의 의로운 행동이 알려지자 한 씨 소유 차량인 투스카니를 생산한 현대자동차 그룹은 차량 수리비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좋은 일을 하다가 차량이 파손된 사실을 알고 회사 차원에서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당사자와 연락해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앞서 12일 오전 11시 30분께 제2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조암IC 전방 3km 지점에서 코란도 스포츠 승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했다.

운전자가 의식을 잃고 1.5㎞나 중앙분리대를 긁으며 이동하자 한 씨는 이 차량을 멈추기 위해 자신의 투스카니 차량으로 앞질러 고의 교통사고를 냈다.

의식을 잃었던 운전자는 현재 별탈 없이 건강을 회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한 씨의 이같은 선행에 대해 "광고에 그대로 쓰면 좋겠다. 한 씨가 나와서 '두려웠지만 투스카니는 버텨줄 것 같았다'고 하면 광고 대박날 듯", "영상봤는데 감동이다. 별 거 아닌거 같아도 아무나 쉽게 할수 없는 일이다. 진정한 의인이다"라고 칭찬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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