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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있는 아침] 그 많던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바닷가 공중전화 부스 주변에 수십 대의 전화기가 흩어져 있고, 그 가운데 수화기를 든 남자가 있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청년은 풀죽은 모습으로 가만히 서 있다. 보는 사람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특이한 연출로 자신의 세계관을 표현해온 우크라이나 출신 사진가 올레크 오프리스코의 사진이다.

우리는 ‘네트워크 세상’에 살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과 온갖 소통망을 통해 연락하며 지낸다. 어떤 이는 전화기 속 주소록에 많은 이름이 들어 있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그런데,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그 많은 지인 가운데 손을 내밀어 줄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 남자처럼, 응답 없는 수화기를 들고 서 있게 될지 모른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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