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민 카림루(왼쪽)와 애나 오번.
라민 카림루(왼쪽)와 애나 오번.
‘오페라의 유령’ ‘캣츠’ ‘에비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1970~1980년대를 휩쓸고 지금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뮤지컬 대작들이다. 영국 출신의 뮤지컬 작곡가이자 제작자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이란 공통점도 있다.

올해 70세를 맞은 웨버를 기념하는 갈라 콘서트가 2~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펼쳐진다. 웨버가 직접 발탁해 스타덤에 오른 라민 카림루, 애나 오번이 무대에 오른다. 3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이들은 “웨버의 대표 작품들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며 “열광적인 한국 관객들과 이런 뜻깊은 자리를 함께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 공연은 1998년 웨버의 50세를 맞아 개최된 이후 10년마다 열리고 있다. 올해엔 한국에 이어 영국, 미국,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잇따라 개최된다. 국내에선 2일 웨버의 대표 넘버(뮤지컬에 삽입된 노래) 25곡을 모은 ‘뮤직 오브 앤드루 로이드 웨버 콘서트’로 꾸며진다. 4~6일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전곡으로 구성된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가 마련된다.

두 배우는 웨버에 대한 존경심으로 가득했다. 오번은 “갈라 콘서트를 보면 알겠지만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만들 수 있는 작곡가는 세계적으로 드물 것”이라고 했다. 카림루는 “넘버가 처음엔 단순한 멜로디로만 들릴 수 있지만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큰 공감을 이끌어내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부모 세대에서 자식들에게까지 이어지며 큰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란 출신의 캐나다인인 카림루는 29세의 나이로 팬텀 역을 맡아 최연소 팬텀 기록을 세웠다. 이후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역으로 토니상 남우주연상 후보 등에 오르기도 했다. 2013년 국내에서 연 개인 콘서트는 티켓 오픈 18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호주 출신의 애나 오번은 이번이 첫 내한이다. 세라 브라이트먼, 시에라 보게스의 뒤를 잇는 웨버의 새 뮤즈로 알려져 있다. 웨버가 직접 ‘오페라의 유령’ 속편인 ‘러브 네버 다이즈’에 캐스팅했으며 이후 ‘오페라의 유령’에서도 크리스틴 역을 맡았다.

둘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들은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에서 각자 주인공인 팬텀, 크리스틴 역을 맡는다. 카림루는 “서로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다르지 않으며 같이 작품에 몰입해서 어울리고 있다”며 “연기도 목소리도 잘 맞아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