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영화관을 찾은 관객이 할리우드 대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예매 티켓을 출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영화관을 찾은 관객이 할리우드 대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예매 티켓을 출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할리우드 대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어벤져스3)가 폭발적인 흥행세로 개봉 5일째 관객 400만 명을 넘어섰다. ‘명량’ ‘택시운전사’와 함께 역대 최단 기간 400만 관객 돌파 기록이다.

배급사인 월트디즈니코리아는 29일 “어벤져스3가 지난 28일 역대 하루 최다 관객 기록인 133만 명을 모은 데 힘입어 오전 7시30분 현재 419만 명을 기록했다”며 “30일 오전께 5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어벤져스3는 개봉 첫날 역대 최다 사전 예매(120만 장), 개봉 첫날 역대 최고 관객(98만 명) 기록을 세웠고, 이어 역대 최단 기간 100만 명 돌파, 개봉 사흘째 200만 돌파, 개봉 나흘째 300만 돌파 기록을 작성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1000만 명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어벤져스3는 북미 등 세계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북미에서 개봉 첫날 1억596만달러(약 1137억원)를 모아 마블 영화로는 최고였고,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이어 할리우드 역대 2위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한국과 함께 지난 25일 동시 개봉한 호주를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뉴질랜드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도 흥행 1위에 올랐다.

어벤져스3가 할리우드 사상 흥행 5위인 ‘어벤져스’(세계 15억달러)와 7위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저스2·14억달러) 관객 기록을 깰지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폭발적인 흥행세를 나타내는 이유는 지난 10년간 나온 마블의 역대 슈퍼히어로를 다 모은 초호화 캐스팅 때문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아이언맨 역), 마크 러팔로(헐크 역), 크리스 에번스(캡틴 아메리카 역), 크리스 햄스워스(토르 역), 톰 홀랜드(스파이더맨 역), 채스윅 보드먼(블랙 팬서 역) 등 23명의 슈퍼히어로가 화려한 볼거리를 준다. 저마다 세계에 두꺼운 팬층을 확보한 슈퍼히어로들이 우주를 관장하는 인피니티 스톤을 놓고 최강 악당인 타노스(조슈 브롤린 역)와 싸우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각 시리즈가 쌓여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얘기다.

타노스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도 이채롭다. 타노스는 우주 질서와 균형을 위해 생명체의 절반을 제거하려고 한다. 악행의 명분을 제공함으로써 악의 존재를 강화해 흥미를 배가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에서는 흥행 열기와 함께 오역과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번역가는 “Oh no, mother f…”라는 심한 모욕의 의미를 담고 있는 욕설을 “안돼 어머니”라고 해석했다. 이는 극의 흐름을 뒤집는 오역이라고 누리꾼들이 비난을 쏟아냈다.

28일 기준 이 영화의 스크린은 2553개로 49.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상영 횟수는 1만3183회로 상영 점유율 77.1%, 매출 점유율은 95%에 달했다. 어벤져스3와 함께 개봉한 ‘살인소설’ ‘당갈’ 등은 스크린을 잡지 못해 배급사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