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은 도전정신 일깨워"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은 모든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성스러운 곡입니다. 수없이 연주했지만 제게도 매번 새로운 도전처럼 느껴지는 곡이죠.”

독일 쾰른방송교향악단과의 협연을 위해 3년 만에 내한하는 독일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아라벨라 슈타인바허(37·사진)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시원시원한 연주로 ‘바이올린 여제’ 반열에 오른 슈타인바허는 다음달 1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쾰른방송교향악단 내한 공연에서 협연자로 나서 전매특허로 불리는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을 선보인다.

2004년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대타로 네빌 마리너가 지휘하는 라디오프랑스필오케스트라와 프랑스 파리 무대에 서면서 국제무대에 깜짝 데뷔해 한국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연주한 데뷔곡 역시 베토벤이 생전 단 하나밖에 남기지 않은 바이올린협주곡이었다. 그는 “파리에서의 데뷔는 이틀 만에 일어난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오랫동안 연주해 온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을 선택했고 이번에도 같은 곡을 연주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협연하는 쾰른방송교향악단과는 10년 전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음반을 녹음하는 등 수년간 함께 연주한 인연이 있다. 녹음 당시 지휘자는 안드리스 넬손스였지만 이번 공연에선 2010년부터 상임 지휘자로 몸담고 있는 명장 유카 페카 사라스테가 지휘한다.

슈타인바허는 이번 공연에서 1716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부스’를 사용한다. 악기에 대해 그는 “일본음악재단이 빌려준 악기인데 특유의 청명한 음향과 함께 깊이와 따뜻함까지 가지고 있어 보물 1호와 같은 소중한 존재”라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은 그의 네 번째이자 3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그는 “처음 한국에 오자마자 음악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는 한국 관객의 모습에 빠져들었다”며 “수많은 음악 인재들이 한국인이라는 점도 매우 놀라웠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