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_ 게티 이미지 뱅크
반려견 _ 게티 이미지 뱅크
반려견 인구 1천만 시대가 되면서 반려견을 둘러싼 이런 저런 갈등도 늘어나고 있다.

목줄을 안한 상태의 개가 행인을 물기도 하면서 각종 반려견 관련 법규는 강화됐지만 보행자들로 인해 강아지가 힘들어 한다는 견주의 사연도 있어 눈길을 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이슈가 된 글에 대한 네티즌의 다양한 의견을 알아보는 [와글와글]에서는 반려견과 산책을 하다 주민과 갈등을 겪었다는 A씨의 사연을 소개한다.

A씨의 7살된 반려견은 강아지 시절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았던 경험이 있어서 아이들이 다가오면 일단 으르렁 거리고 경계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가까이와서 귀엽다고 비명을 지른다거나 뒤에서 엉덩이를 잡아 당긴다거나 흙을 뿌리는 등 장난을 당하고 부터 어린이들만 보면 경계하고 짖기도 한다는 것.

아이들이 물리기라도 하면 큰 문제가 된다는 생각에 평소 어린이들과의 접촉을 사전차단하려 애썼다는 A씨는 어느날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전했다.

평소에는 산책하다 아이들이 만지려고 허락을 구하면 "강아지가 지금 좀 아파"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면 아이들이 알아서 강아지를 배려하고 귀찮게 굴지 않았기 때문.

허락없이 강아지를 만지려고 할때는 문다고 하거나 만지지 말라고 칼같이 말하곤 했다.

여느날과 다름없이 공원을 산책하던 어느날.

8~9세쯤 된 남자아이와 산책하는 어머니 한 분이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보게 됐다.

얼핏 들리는 소리로는 자신의 개 때문이었다고 생각됐다.

신경 쓰지 않고 지나가려 했는데 아이는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때 갑자기 아이 어머니는 "야! 그럼 가서 한번 만지고 와"라고 말했다는 것.

그러자 아이는 울면서 강아지에게 뛰어와 만지려 했다.

아이를 보자 A씨의 개는 글쓴이의 뒤에 숨어 평소보다 더 크게 짖어댔다.

당황한 A씨는 뒷걸음질 치면서 "만지지마"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아이 어머니는 A씨에게 "한 번 만지면 어때서 유세를 떠느냐. 좋게 말하면 될 것을 왜 소리를 지르냐. 정말 싸가지 없다"고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

A씨도 지지 않고 "아줌마가 뭔데 내 허락도 없이 내 개를 만지라마라 하냐"고 받아쳤다.

A씨는 아이 어머니가 자신의 개에게 "개X끼"라고 부르는 바람에 서로 흥분해서 싸우게 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A씨의 사연에 네티즌들은 "그런 엄마들은 행여 애가 물리기라도 하면 더 난리칠 분들이다", "강아지 키우는 사람들한테 제일 무서운 건 아이들이다", "귀여워도 그냥 바라보기만 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피력했다.

반려견의 물림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면서 정부 반려견의 입마개 착용과 목줄 길이 등을 제한하면서 개가 사람을 공격하는 사건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목줄 등을 하지 않은 반려견의 소유주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개파라치'도 시행된다.

하지만 개를 사람이 어떻게 대해야 한다는 규정은 딱히 없어 서로간에 '에티켓'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지금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