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파워독서] 이것저것 생각 말고 실행하라… 일상의 '작은 몰입'이 삶을 채운다
‘변화무쌍한 시대를 멋지게 살아가는 방법’, 이런 표현에 흥미를 갖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로버트 트위거의 《작은 몰입, 눈앞의 성취부터 붙잡는 힘》(더퀘스트)은 ‘작은 몰입’으로 삶을 채우는 것의 중요성과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다룬 책이다. 저자가 고안한 단어는 ‘마이크로마스터리’. 마이크로와 마스터리의 합성어인 이 단어는 ‘작은 단위의 숙달된 기술이나 지식’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마이크로마스터리는 오믈렛을 만들기 위해 1만 시간을 쏟아부어 요리 실력을 키운 다음에 오믈렛을 조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믈렛이란 걸 그냥 만들어 보는 것을 뜻한다. 책은 작은 몰입에 대한 소개, 작은 몰입을 하기 위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작은 기술들 그리고 일과 삶이 룰을 바꾸는 방법과 원칙 등을 다룬다. 특히 2부의 ‘바로 써먹는 일상의 작은 기술들’에는 그럴싸해 보이는 스케치나 에스키모 룰, 통나무 베기 등 39개의 구체적인 기술이 소개돼 있다.

뭔가를 배우기를 소망하면 계획을 세운 다음 차근차근 시작하라는 것이 일반적인 조언이다. 저자는 이 같은 정형화된 조언에 반기를 든다. 그냥 작은 단위로 시작해서 완결해 보라고 권한다. 일찍부터 마이크로마스터리를 실천한 인물 중 대표적인 이는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이다. 그는 작품을 만드는 일에 대해 “예술 작품을 창작할 때는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라”며 “판단은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그 시간에 작품이나 더 만들라”고 권한다. 마이크로마스터리의 밑바탕에는 생산자형 사고방식이 놓여 있다. 인간은 무언가를 창조하고 실행하며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존재다. 따라서 저자는 한 우물을 파라는 전형적인 주장에도 반기를 든다. 오히려 “얕은 우물을 여러 개 파라”고 권한다. 저자의 주장에 대해 필자는 자신의 분야를 꾸준하게 추구하더라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도전 기회를 상실하지 말라고 해석하고 싶다.

마이크로마스터리에 대한 그의 신뢰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빠른 결과를 내야 하는 부담 없이 천천히,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재미도 마이크로마스터리의 장점이다. 또한 마이크로마스터리는 어떤 일이든 끝까지 완전하게 해내는 과정과 결과를 담은 완벽한 하나의 능력이다.”

저자는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여섯 가지 체계(입문 묘책, 쓰담쓰담-토닥토닥 장애, 환경의 도움, 보상, 반복 가능성, 실험 가능성)로 구성된 마이크로마스터리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2부에 소개하는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기술마다 여섯 가지 체계로 나눠서 설명하기 때문에 초심자라도 시도할 용기를 낼 수 있다. 목차 보고 그림그리기, 카누 배우기, 로프 등반하기, 벽돌담 쌓기, 맛 좋은 빵 굽기, 벤치 프레스 하기 등 어떤 것이라도 마음에 드는 장을 읽고 실천에 옮겨보라. 저자가 체험을 통해 배운 작은 몰입법을 다룬 책이어서 유용하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