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황새 새끼 12마리 태어나···'텃새화' 잰걸음
천연기념물 제199호이자 환경부 지정 1급 멸종위기종인 황새 새끼 12마리가 태어나 황새의 텃새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문화재청은 충남 예산군 광시면의 예산황새공원에 방사한 한 쌍의 황새 부부가 낳은 5개의 알에서 지난 3월 21일 새끼 황새 5마리가 태어났다고 9일 밝혔다. 2016년 7월 방사한 수컷 생황이와 암컷 국황이 부부는 스스로 짝을 이뤄 2년째 자연 번식에 성공했다. 사육 중인 황새가 산란해 부화하는 경우는 많지만 방사한 황새가 자연상태에서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아 번식하기는 쉽지 않다. 생황·국황이 부부는 황새공원 인근 인공둥지탑에서 올해 낳은 5개의 알을 모두 부화하는 데 성공해 황새의 텃새화가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 방사한 황새와 별도로 황새공원 내 번식장에서도 지난 1일과 3일 2쌍의 황새 부부가 각각 4마리와 3마리의 새끼 황새를 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예산황새공원 내 번식장 1곳과 단계적 방사장 2곳, 둥지탑 2곳 등 총 5곳에서도 알품기를 하고 있어 새끼 황새의 부화 소식은 4월 내내 전해질 예정이라고 문화재청은 덧붙였다.
멸종위기 황새 새끼 12마리 태어나···'텃새화' 잰걸음
김수경 예산황새공원 선임연구원은 "황새는 원래 텃새이지만 수십년 전부터 러시아·중국에서만 날아오는 겨울 철새가 됐다"며 "황새 복원 사업이 열매를 맺은 것으로, 현재 24마리의 황새가 야생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해 텃새화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예산에서 방사되거나 태어난 황새들은 전라, 충청, 경기 지역에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으며 일부는 북한, 중국, 일본까지 이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황새는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 한 쌍 중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은 뒤 자연 번식이 중단됐다. 문화재청은 이에 따라 2010년부터는 한국교원대와 함께 황새복원사업을 시작해 2015년 9월부터 현재까지 19마리의 황새를 예산군에 방사했다. 2016년부터 야생에서 자연증식이 시작돼 현재까지 11마리가 둥지를 떠났고, 총 24마리가 야생에서 적응 중이다.

이 과정에서 문화재청, 환경부, 예산군이 협력해 예산황새공원 건립, 황새 보호를 위한 친환경농업 등을 지원했고, 2014년부터 LG상록재단의 후원으로 예산황새공원 인근에 인공둥지탑 15곳과 임시 계류장 5개소를 건설했다. 이번에 새끼 황새 5마리가 태어난 둥지탑도 그중 하나다. 120여 농가로 구성된 황새생태농업연합회는 2011년부터 대규모 친환경농업지역을 조성해 안전한 황새 서식지를 만들었다.

서화동 문화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