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매혹적인 한국인 유학생이 일본 최고의 명문 도쿄대에 들어가면서 재벌 후계자와 유력 정치 집안의 외아들과 얽히며 일어나는 눈부신 청춘들의 로맨스를 그린 박수진 작가의 '가고시마의 연인들'이 책으로 출간된 지 나흘 만에 초판이 매진됐다.

웹소설 연재 사이트인 로망띠끄에서 연재 초반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이 작품은 매력적인 한국인 유학생에게 일본 재계와 정계를 대표하는 앙숙 관계인 후계자들이 속절없이 빠지게 되면서 펼쳐지는 미스테리 삼각 로맨스라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를 담고 있다. 마음 속에 깊은 상처를 안은 두 주인공이 운명적으로 만나 서로의 아픔을 딛고 사랑에 이르는 과정을 특유의 문체와 풍부한 내면 묘사로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화제의 책] 로맨스 소설 '가고시마의 연인들', 나흘 만에 초판 매진
일본 최고의 지성들이 모이는 도쿄대 영문학과에 유학생으로 가게 된 은세나는 일본의 전자 산업을 이끄는 시노하라 전자의 후계자인 시노하라 류우지와 차기 일본 총리의 아들인 사토 켄지를 같은 학과에서 만나게 된다. 하얀 피부에 흑요석 같이 검고 윤기나는 머리카락, 선명한 빨간 입술의 은세나는 일본 한국인 특유의 아름다운 분위기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듯한 신비로운 이미지로 도쿄대 남학생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는다.

부모의 다툼과 불륜 그리고 이혼 과정에서 생생하게 겪은 상처 때문에 남녀 간의 사랑에 깊은 냉소와 환멸을 지니게 되고 사토 켄지는 그런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거절 당한다. 여름 방학을 맞은 은세나는 노천탕으로 유명한 온천 지역인 가고시마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떠나고, 가장 큰 규모의 온천인 기시리마 온천 호텔에서 호텔의 실소유주인 시노하라 류우지를 만나면서 어마어마한 사건 사고에 휘말리게 되는데...

도쿄, 교토, 가고시마 등을 배경으로 미스테리한 사건들이 펼쳐지기 때문에 작품 전반에 깔린 적당한 심리적 긴장감도 이 소설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숙명여대에서 역사와 일본학을 전공한 저자는 로맨스라는 장르물에 일본인들의 독특한 문화와 심리를 상세하게 담아냈으며, 작품의 배경이 되는 온천 관광지 가고시마를 비롯해 교토, 도쿄 등을 묘사하듯 그려내어 독자들에게 일본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