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결핵균 발견한 로베르트 코흐
1882년 3월24일 독일 의사이자 미생물학자인 로베르트 코흐가 베를린에서 열린 병리학 학술대회에서 결핵균 발견을 발표했다. 당시 유럽에선 결핵이 창궐해 7명 중 1명이 결핵으로 사망할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 그때까지 결핵은 만성 영양실조 때문이라고 여겨졌다. 산속 요양원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게 당시의 치료법이었다.

코흐는 결핵 환자의 몸에서 새로운 박테리아를 발견했다. 이것이 결핵균임을 증명하기 위해 이 세균을 토끼에 주입해 결핵을 일으키고, 병에 걸린 토끼에서 다시 결핵균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치밀하고 논리 정연한 발표에 학술대회에서 한 사람의 반론자도 없었다.

1843년 12월 태어난 코흐는 괴팅겐대 의대를 졸업하고 볼쉬타인이란 작은 마을에서 개업의가 됐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남편을 위로하기 위해 아내는 그의 서른 번째 생일에 현미경을 선물했다. 이게 그의 삶을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코흐는 이 현미경으로 1877년 탄저균을 발견했다. 소와 양이 탄저균으로 큰 피해를 보던 때였다. 코흐는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베를린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연구 활동을 하게 됐는데,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꿨던 아내와는 이혼해야 했다. 코흐는 1885년에는 콜레라균을 발견했고, 1905년 결핵균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받았다. 결핵균 발견 100주년을 맞아 1982년부터 매년 3월24일은 ‘세계 결핵의 날’로 제정됐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