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르누아르 '앙리오 부인의 초상'
‘세상의 모든 여자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다’라는 말이 있다. 여성은 실로 아름답다는 얘기다. 많은 화가들은 여성을 표현의 대상으로 삼았다.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피에르 르누아르(1841~1919)도 여성의 얼굴이나 일상을 회화의 소재로 즐겨 다뤘다. 여성의 아름다움과 존엄성을 중시했던 그는 ‘보니에르 부인’을 비롯해 ‘장미를 든 젊은 여인’, ‘피아노 치는 여인’, ‘머리 빗는 여인’, ‘바느질하는 젊은 여인’ 등 많은 명작을 남겼다.

1876년 완성한 ‘앙리오 부인의 초상’도 여인의 아름다움에서 미적 개념을 구현한 대표작이다. 당시 프랑스 최고 국립극장 ‘코미디 프랑세즈’에서 활동한 스타 연극배우 앙리오 부인을 화폭에 담아 여성미의 절정을 표현했다. 맑고 또렷한 눈매, 가녀린 얼굴, 풍만한 가슴, 백옥 같은 살결을 통해 여성미를 흠뻑 풀어냈다. 날렵한 코와 야무지게 다문 입술은 예쁘고 도도한 전형적인 여배우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섬세한 붓터치와 디테일한 묘사를 오직 얼굴에만 집중해 다른 여성 인물화와 차별화했다. 여인의 아름다움에 누구라도 빨려들어갈 것 같다. 르누아르가 앙리오 부인을 ‘하늘에서 온 천사 같았다’고 격찬한 말이 실감 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