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타에 있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문화센터  마리오 카르바할(Mario Carvajal)
보고타에 있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문화센터 마리오 카르바할(Mario Carvajal)
여행 경험이 많은 여행 고수라 해도 남미의 콜롬비아는 쉽게 가기 어려운 곳이다. 콜롬비아는 남미에서 네 번째로 큰 나라로 카리브해와 태평양의 푸른 바다를 품고 있다.

남미 대륙의 최북단 나라 콜롬비아는 태평양과 대서양에 해안선이 있으며 중미의 파나마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1595년 스페인 이주민이 정착한 이후 스페인 식민지가 됐다가 1810년 독립을 선언한 뒤 1886년 콜롬비아공화국이 됐다. 오랜 내전 때문에 위험한 곳으로 여행자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지금도 한국 외교통상부에서 여행제한 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페르난도 보테로 박물관
페르난도 보테로 박물관
그러나 실제로 보고타를 여행해본 사람들은 생각보다 안전한 곳이라고 말한다. 수도인 산타페데보고타는 ‘박물관의 나라’라는 별명답게 53개의 크고 작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도심 곳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중 유명한 곳은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미술관, 화폐박물관, 선사시대의 황금제품 1만여 점이 전시된 황금박물관 등이 눈길을 끈다.

커피와 에메랄드가 유명한 남미의 보석 콜롬비아로 여행을 떠나보자.

소금산에 숨겨져 있는 ‘소금성당’

콜롬비아 관문인 보고타는 남미 문화의 보고다. 구도심에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모여 있다. 보고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몬세라데 언덕은 케이블카나 푸니쿨라(산악열차)로 오를 수 있으며 전체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보고타의 랜드마크다. 식민지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시파키라 소금광산과 소금교회 등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역사 유적으로 선정된 곳이다. 시파키라의 소금산에는 거대한 터널이 있고, 이 터널은 나선형으로 휘감기며 지하로 내려가는데, 지하에 다다르면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답고, 놀라운 건축물인 소금성당을 마주하게 된다. 산속으로 거의 200m 들어간 곳에 있는 소금 성당은 가장 깊은 곳에 조각된 교회로 높이 솟아오른 웅대한 지붕과 기둥, 세례를 주는 분수, 설교단, 그리스도 수난상을 갖추고 있다. 새하얗게 빛나는 소금 벽에서 나오는 투명한 빛이 가득하고, 깊이 파인 공간 덕분에 소리가 놀라울 정도로 잘 어울리고, 성당으로 내려가는 통로에는 열네 개의 작은 예배당이 있는데, 이는 ‘십자가의 길’을 상징한다.
소금성당이 있는 시파키라 콜롬비아관광부 제공
소금성당이 있는 시파키라 콜롬비아관광부 제공
산 내부에 처음으로 성스러운 장소를 조각한 것은 에메랄드를 채취하던 광부들이었으며, 광부들에 의해 1954년에 첫 번째 성당이 완성됐다. 이때까지도 광산이 계속 운영됐고, 성당의 구조적 안전성에 대한 염려로 1990년 광산은 문을 닫게 되고, 이 지역의 건축가인 호세 마리아 곤살레스가 원래 성당에서 수백m 아래쪽에 새로운 성당을 1991년부터 조각하기 시작했다. 4년이라는 힘든 작업 끝에 완성돼 현재의 모습으로 태어났고, 100명 이상의 조각가와 광부들이 동원됐다. 소금성당은 훌륭한 예술 작품으로, 영묘하고 영감이 깃들어 있으며 들어오는 모든 이에게 그 믿음에 관계없이 감동을 준다. 남미를 찾는 이들에게 성지순례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된 집성촌 ‘발랭키’

요새 도시 카르타헤나 찰리 부아요 (Charly Boillot)
요새 도시 카르타헤나 찰리 부아요 (Charly Boillot)
외국인이 많이 찾는 카르타헤나는 아름다운 해안과 식민통치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 있는 올드시티, 무수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도심은 늘 외국인들로 넘쳐난다. 매년 3월 세계적 페스티벌인 카리브해 음악축제가 열리는 카르타헤나는 수많은 색으로 넘쳐나는 ‘카리브해의 보석’이다. 아름다운 해변과 섬. 화산과 더불어 유명한 그라피티(도심벽화) 겟세마니 스트리트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400여년 전 아프리카 주민들이 대서양을 건너 이곳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 정착해 지금도 그들만의 음악과 춤, 음식과 전통을 계승해 발랭키라는 그들만의 집성촌을 이루고 생활하고 있다. 발랭키는 1985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도심에 바다를 마주한 성곽은 바다와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곳곳에 지하요새가 만들어져 카리브해 해적에 대비한 흔적을 지금도 원형 그대로 볼 수 있다.

구도심에는 산타클라라를 비롯한 부티크 호텔들이 들어서 있고 하얏트 리젠시를 위시한 바닷가의 호텔들은 세계적인 체인 호텔들로 가득하다. 이 밖에도 커피농장 방문과 커피 테이스팅, 저녁이면 살사의 본고장답게 여기저기 클럽에서 살사와 바차타 음악이 흘러넘친다. 콜롬비아 사람들도 남미인 특유의 흥이 넘치는 이들이어서 그 리듬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관광객을 위해 살사 댄스 아카데미와 살사 커뮤니티도 만나볼 수 있다.

콜롬비아 제2의 도시 메데인은 ‘꽃과 미녀의 도시’로 불린다. 해발고도 1200m의 안데스산맥 고원지대에 있는 메데인은 남아메리카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이자 365일 따사로운 봄 날씨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세계적인 화가이자 조각가인 보테로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은 23점의 청동조각상이 전시된 볼테르 조각공원과 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라파엘 우리베 우리베 문화궁전 등 볼거리로 넘쳐난다.

여행 메모

정성투어앤골프에서는 카리브해 진주 쿠바와 콜롬비아를 꼼꼼히 돌아보는 8박짜리 상품을 국내 최초로 내놨다. 4인 이상이면 연중 출발할 수 있다. 항공은 에어캐나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며 전 일정 항공으로 이동한다(8회 탑승). 999만원부터.

김하민 여행작가 ufo204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