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행복지수 높은 북유럽 비결은 '삶의 자율성'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잘 알려진 대로 덴마크다. 덴마크는 1973년부터 갤럽조사, 세계가치조사, 유럽가치조사 등을 합계한 세계 행복보고서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라곰’ ‘휘게’ 등으로 축약되는 북유럽인의 생활 방식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은 영국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이클 부스가 10년간 북유럽에서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5개국에 대해 써내려간 견문록이다. 작가는 ‘복잡한 이탈리아나 남프랑스, 스페인에 별장을 짓겠다는 지인은 많은데 복지제도와 남녀평등이 거의 완벽하다는 북유럽에 이민을 간다는 사람은 왜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이 책을 시작했다.

그는 특유의 유머를 곁들이며 북유럽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파고든다. 언론에서 비추는 것처럼 북유럽 국민의 삶이 마냥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복지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 보니 덴마크의 나태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노르웨이 역시 생산가능인구의 30%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핀란드에서 가장 잘 팔리는 처방약 세 가지는 항정신제, 인슐린, 항우울제다.

삐딱한 시선으로 출발했지만 책 말미에 저자는 스칸디나비아 5개국에 대해 “거의 완벽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북유럽 행복 현상’의 중요한 열쇠로 저자는 ‘삶의 자율성’을 꼽는다. 그는 “진정하고 지속적인 행복을 이루기 위해선 무엇보다 삶의 주인이 되고, 자기 의지로 되고 싶은 사람이 되며, 그렇지 않다면 적절하게 경로를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경영 옮김, 글항아리, 552쪽, 1만8500원)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