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투어 앞둔 피아니스트 조성진 "쇼팽을 좋아하지만 쇼팽만 치고 싶진 않아"

“쇼팽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쇼팽만 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른 훌륭한 작곡가도 많이 있으니까요.”

피아니스트 조성진(사진)은 내년 1월 미국 뉴욕에서 카네기홀 초청 두 번째 독주회를 연다. 슈베르트 드뷔시 무소르그스키 등의 작품을 연주한다. 2015년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연 수백회 연주회 중 처음으로 쇼팽의 곡을 치지 않는다.

20일(현지시간) ‘북미 리사이틀 투어’를 앞두고 뉴욕 맨해튼에서 만난 조성진은 “내년 카네기홀 공연은 쇼팽콩쿠르 우승자 타이틀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의미가 있고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까지 공연 스케줄이 꽉 차 있다. 이번에도 21일 뉴저지주(州)를 시작으로 애리조나주, 캘리포니아주와 뉴욕 등에서 아홉 번 공연한다. 뉴욕과 캘리포니아 공연은 이미 매진됐다.

지금은 매진 사태를 부르는 그도 과거엔 미래를 고민하는 한 젊은이였다. 조성진은 “이전엔 콘서트 피아니스트로 살아갈 수 있을까 의문도 많았고, 미래를 많이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시아인이 유럽에서 활동하는 게 쉽지 않았고 세계적인 지휘자의 눈에 들어 훌륭한 무대에 서는 행운도 없었기 때문에 콩쿠르에 도전하는 길밖에 없었다”며 “다른 생각 말고 만 28세까지만 도전해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성진은 지난해 공연 매니지먼트사를 미국 오퍼스3에서 프리모아티스트로 바꿨다. 이차크 펄먼, 조슈아 벨 등 초특급 연주자 6명만 맡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4년간 살던 프랑스 파리에서 독일 베를린으로 이사했다. 여자친구는 아직 없다. 그는 “결혼은 빨리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고 웃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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