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붐비는 백화점 선물 코너 > 설 연휴를 앞두고 국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설 선물세트 판매가 20~30%가량 늘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1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관련 제품 매출이 증가했다. 4일 서울의 한 백화점 설 선물세트 코너가 소비자들로 붐비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 붐비는 백화점 선물 코너 > 설 연휴를 앞두고 국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설 선물세트 판매가 20~30%가량 늘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1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관련 제품 매출이 증가했다. 4일 서울의 한 백화점 설 선물세트 코너가 소비자들로 붐비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올해 설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자릿수 증가했다. 법인 구매를 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좋았던 데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개정으로 농축수산물 선물의 상한액이 1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 5개사의 최근 한 달간 설 선물세트 판매액(예약 판매 포함)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27.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이 36.5% 증가한 것을 비롯해 신세계백화점(35%) 롯데백화점(25.7%) 이마트(25.5%) 롯데마트(16.2%) 모두 늘었다.

김영란법이 개정된 영향으로 5만~10만원대 농축수산 신선선물세트 판매가 특히 많이 늘었다.

이마트는 신선선물세트가 작년보다 78.1% 늘었고, 롯데백화점도 축산(40.8%) 농산(35.2%) 수산(34.7%) 선물세트 매출 증가폭이 컸다.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 실적이 좋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주요 마트·백화점의 법인고객 비중은 50% 내외다. 국내 기업의 수출은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1월에도 22.2% 증가했다.

법인고객은 5만~10만원대 농수산물 선물세트를 많이 구매했다. 5만원 이하로는 구색을 맞추기 어려웠던 10만원짜리 한우나 과일 선물세트 판매가 작년보다 늘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법인고객의 경우 작년 설에는 5만원 이하의 와인이나 생활필수품 등 공산품 선물세트 구매가 많았지만 올해는 한우·청과 등 국내산 농축수산물을 집중적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에선 지난달 말까지 약 한 달간의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기간 과일세트 판매가 전년보다 70.7% 늘었다. 품목별 선물세트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축산세트(50.5%), 조미료·통조림 등 가공세트(31.5%), 주류·커피·차 세트(66.7%) 등도 판매가 늘었다. 롯데마트의 예약판매액 증가율도 △축산 선물세트 31.8% △과일 선물세트 10.7% △수산 선물세트 12.8% 등 신선식품이 주도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작년 설 15% 감소했던 5만~10만원 선물 매출이 올해 165%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바다향 갈치, 실속 굴비, 애플망고 등 5만~10만원 상품이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설 때 판매량 1위였던 5만원대 굴비는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축산선물 세트 판매가 40.8% 늘었고 농산물(35.2%) 수산물(34.7%)도 증가세가 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5만~10만원대 선물세트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 등을 고려해 명절 때마다 이 가격대의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품목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