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옥 사진전 '하얀 그리움'
사진가 김명옥씨의 사진전 ‘하얀 그리움’이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치유갤러리에서 30일까지 열린다. 20여 년 동안 19세기 인화 방식인 젤라틴 실버 프린트를 통해 흑백 작업을 고집해온 김씨의 8번째 개인전으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작품 30점을 선보인다. 눈 쌓인 언덕에 홀로 서 있는 나무, 은빛으로 빛나는 물 표면에 비친 나무 그림자 등 김씨가 찍은 풍경은 단순하고 담백하다.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여주는 듯하다.
김명옥 사진전 '하얀 그리움'
김씨의 작품에 등장하는 나무 한 그루, 구름 한 점, 새 한마리 등은 김씨의 외로운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마음을 사진으로 담아낸 것이다. 그런데 김씨의 작품은 쓸쓸해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포근하고 편안하다. 보는 사람이 작가가 담은 자연 속에 동화되는 느낌을 준다. 작가가 자신의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고, 은은하게 상처를 치유해 나가려는 시도라서 그렇다. 작가는 "자연 속에서 사진과 동행하는 그 순간만큼은 세상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다. 내가 느끼는 행복감들이 다른 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어 바쁜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한다. 그리움에서 나온 사진이지만, 슬프지 않고, 오히려 휴식을 준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