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정 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두 번째줄 왼쪽 세 번째부터),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등이 24일 열린 재단의 악기전달식에 참석해 학생들을 응원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제공
신수정 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두 번째줄 왼쪽 세 번째부터),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등이 24일 열린 재단의 악기전달식에 참석해 학생들을 응원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제공
24일 강원 평창군 방림면 계촌복지회관에는 추운 날씨에도 80여 명이 몰려들었다. 인구 1200명가량의 작은 계촌마을 주민들이다. 악기 하나씩을 손에 쥔 아이들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현대차정몽구재단에서 선물받은 새 악기다. 플루트를 연주하는 정정영 어린이(계촌초 4년)는 “이 악기로 더 좋은 소리를 내고 연주를 잘하고 싶다”고 다짐을 말했다. 기뻐하는 아이들에게 마을 주민들도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이날 계촌초·중교 학생들이 모여 결성한 ‘별빛 오케스트라’에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플루트 등 악기를 전달했다. 아이들은 이 악기를 들고 평창동계올림픽 시즌에 열릴 ‘평창문화올림픽’ 무대에 오른다. 오는 3월6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공연한다.

재단은 공연을 위한 연습비용과 강사료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신수정 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은 “아이들이 갖고 있던 기존 악기는 5년 이상 사용해 많이 낡았다”며 “학생들이 새 악기로 음악에 더 정진하다 보면 뛰어난 재능을 키울 아이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악기 전달식에 참석한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도 “평창의 작은 마을 학생들이 보여주는 열정이 세계인의 가슴에 감동을 줄 것”이라며 “학생들이 최고 컨디션으로 문화올림픽에 참여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계촌마을 학생들은 2015년 처음 인연을 맺었다. 장르별로 마을을 선정하고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재단의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계촌마을은 ‘클래식마을’로 선정됐다. 이후 이곳에선 매년 ‘계촌 클래식 거리축제’가 열렸다. ‘국악마을’로 지정된 전북 남원의 비전마을과 함께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2016년과 지난해엔 첼리스트 정명화, 안숙선 판소리 명창이 협연하기도 했다.

신 이사장은 “국가 지원으로 계촌마을에 클래식공원이 건설되는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며 “학생 오케스트라만 있던 작은 산골마을이 예술을 통해 얼마나 발전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별빛 오케스트라는 8월17~19일 열리는 계촌마을 클래식 거리축제에서도 연주할 계획이다. 이 축제에선 정명화, 안숙선의 ‘평창 흥보가’ 협연도 펼쳐진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앞으로도 ‘변화’의 가치를 실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 이사장은 “재단은 문화예술, 인재양성, 소외계층 지원 등 세 분야에서 적극 활동하고 있다”며 “문화예술 부문에선 ‘예술을 통한 많은 이의 일상 변화’를, 인재양성에선 ‘인성교육을 통한 청소년의 인성 변화’를, 소외계층 지원에선 ‘자립 지원을 통한 소외계층의 생활 변화’를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