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고국 무대 가장 떨리고 기뻐… 30대엔 브람스 도전하고파"
“새해 첫 연주를 고국에서 할 수 있어 기쁩니다. 제가 태어나고, 익숙한 한국인데도 연주 장소 중에서 가장 떨리는 곳입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23·사진)이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전국투어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투어는 오는 7일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10~11일 서울, 13일 전주, 14일 대전으로 이어진다. 한국에서 여는 첫 번째 전국 투어다.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그는 세계 각지의 많은 팬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도 추첨을 통해 선발된 팬 400명이 함께했다.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언젠가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날 겁니다. 그보다는 조성진 음악으로 기억에 남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몇십 년은 피아니스트를 할 것 같은데 쇼팽만 치기에는 아까울 것 같아서요. ”

공연 프로그램도 그래서 다양하게 구성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과 30번,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 지난해 11월 발매한 음반 수록곡인 드뷔시 ‘영상’ 2집을 연주한다. “베토벤 작품에선 항상 예상 밖 화성이나 음악적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어요. 드뷔시는 파리에서 많이 공부하기도 했고 쇼팽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30대가 되면 브람스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도 했다. “일단 제가 브람스를 정말 좋아합니다. 체중과 소리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브람스를 치려면 제 몸무게가 더 나가야 할 것 같아요.(웃음)”

올해엔 예전보다 한국 공연이 많이 예정돼 있다. 오는 9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의 듀오 무대, 11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12월 도이체그라모폰 120주년 기념 갈라콘서트 등에 오른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