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꾸옥이 자랑하는 사오 비치. 모래가 분가루처럼 뽀얗고 곱다.
푸꾸옥이 자랑하는 사오 비치. 모래가 분가루처럼 뽀얗고 곱다.
베트남 최남단에 있는 섬 푸꾸옥(Phu Quoc)은 1년 내내 열대 몬순의 따뜻한 바람이 부는 곳이다. 푸꾸옥은 비밀의 정원처럼 다가갈수록 신비롭다. 화장기없이 수수한 푸꾸옥 문을 열고 들어서면 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푸꾸옥에서 만난 아오자이를 입은 주인의 미소는 맑고 눈빛은 수줍다. 아이들은 바다로 향하고 푸른 바다는 평화롭기 그지없다. 분주한 일상을 내려놓고 파파야 주스 한 잔을 마시면 여기가 바로 천국이다.

◆느긋하게 휴식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해변

유럽인에게도 인기 높은 푸꾸옥. 섬 대부분이 국립공원이며 해양보존구역에 속하는 오염되지 않은 푸꾸옥에는 청정한 섬들이 떠 있다. 전용 비치가 있는 5성급 최고급 리조트들이 위성처럼 반짝이고 있다. 리조트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3시간~4시간30분으로 조식 시간이 넉넉하다. 자전거를 타고 햇살이 쏟아지는 리조트 안을 천천히 달려도 좋고, 조금 덜 데워진 해수에 몸을 담가도 좋다. 피트니스센터에서 요가를 해도 좋고 식전부터 진하고 달달한 베트남 커피를 마셔도 좋다. 푸꾸옥에서는 그냥 실컷 자고, 그저 바라보고, 바쁘게 살아온 나를 편히 쉬게 해도 괜찮다.
슬라이드와 인공 파도풀을 갖춘 빈펄랜드 안 워터파크.
슬라이드와 인공 파도풀을 갖춘 빈펄랜드 안 워터파크.
조용한 휴가를 원한다면 리조트 내 수영장과 전용비치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선베드에 누워 일광욕을 하며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노보텔 리조트에는 풀과 바다와 하늘이 경계를 허문 인피니티풀이 있어 국경선을 긋지 않은 평화가 심신의 안정을 누릴 수 있게 돕는다.

바닷물에 가볍게 떠 있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풀리고 마음이 진정되지만 바닷가를 산책하면 호흡이 편안해진다. 소금기를 머금은 선선한 해풍은 기관지 내 염증도 완화해 준다.
열대과일을 넣어 만든 즉석 아이스크림. 딘커우 야시장에 들어서면 이따금씩 철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열대과일을 넣어 만든 즉석 아이스크림. 딘커우 야시장에 들어서면 이따금씩 철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아늑하고 쾌적한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고 오션바에서 글라스 주위를 소금과 상큼한 라임으로 장식한 마가리타를 마셔도 좋다. 진주섬 푸꾸옥에서 진주라는 뜻을 가진 마가리타는 짭조름하고 달고 시고 쌉쌀한 행복이다. 해양의 기온, 습도, 해풍, 적은 알레르겐, 적은 미세먼지 등은 심신의 건강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테마파크에서 골프장까지 가족여행지로 최적

푸꾸옥은 가족여행지로 제격이다. 빈펄리조트 단지는 온 가족의 신나는 놀이터다. 남국의 정취를 만끽하며 즐길 수 있는 국제 규격의 골프코스를 갖춘 27홀 빈펄CC가 있다. 인공파도수영장과 레이지리버가 있는 신나는 워터파크, 인어쇼와 피딩쇼 공연이 펼쳐지고 다양한 어종의 물고기가 터널식 수족관에서 유영하는 아쿠아리움이 테마파크 빈펄랜드 안에 있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새롭게 부상하는 관광지라 대관람차나 디스코, 롤러코스트 등 놀이기구를 줄을 서지 않고 맘껏 즐길 수 있다. 2015년 12월에 문을 열어 400여 종의 식물과 사자, 호랑이를 비롯한 150여 종의 다양한 동물로 이뤄진 엄청난 규모의 빈펄사파리, 코끼리나 사슴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하거나 동물쇼를 볼 수 있어 어린 관람객에게 멋진 추억을 안겨준다. 테마파크, 사파리, 골프장 등이 빈펄리조트 단지 안에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빈펄리조트 투숙객은 테마파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보물섬 푸꾸옥에는 두 가지 보물이 있다. 바다에서 양식한 아름다운 진주와 ‘검은 보석’이라 불리는 후추다. 푸꾸옥은 진주해수양식에 최적지로 진주의 품질이 높은 편이다. 후추는 주민 30% 이상이 종사할 정도로 푸꾸옥 대표 농작물이다. 대항해 시대에는 후추를 싣고 오기만 하면 벼락부자가 될 수 있을 만큼 환영을 받은 향신료다. 푸꾸옥 후추는 질이 좋다. 덜 익은 망고에 후추를 뿌려 안줏거리나 간식으로 먹으면 아삭하고 개운하다.

푸꾸옥은 베트남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생선 소스인 ‘느억맘’의 산지이기도 하다. 느억맘은 로마의 ‘가룸’, 이탈리아의 ‘안초비’와 비슷하며 단백질이 풍부하다. 오크통에서 발효시켜 걸러낸 맑은 느억맘은 멸치액젓보다 덜 짜고 더 달다. 사오비치는 ‘별 해변’이란 이름처럼 아름답다. 잔잔할 때는 에메랄드빛 바다를 자랑하고 파도가 높은 날은 하얀 포말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모래는 살구색 분가루처럼 곱디곱다.

◆코코넛 수용소와 딘커우 야경이 일품

푸꾸옥에는 다시 되풀이돼서는 안 될 불행한 역사를 증언하는 코코넛 수용소가 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독립운동가와 베트남 전쟁 당시 포로들이 수용됐던 곳이다. 수용소 안에는 독립운동가를 고문했던 장면과 수용소를 탈출하는 장면을 재현해 놓았다. 코코넛 수용소는 베트남 전쟁 당시 포로들이 먹고 난 코코넛 껍질로 땅을 파서 탈출한 데서 붙인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바다를 수호하는 여신 티엔허우에게 바쳐진 딘커우 사원에서 야경을 봤다면 야시장에 들러 보자. 쌀국수는 물론이고 공심채 볶음은 향이 강하지 않으면서 미나리처럼 아삭아삭해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신선한 해산물 요리와 즉석 아이스크림, 코코넛을 채 쳐 넣은 즉석 코코넛캔디도 맛있는 먹거리다. 리조트 내 시푸드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을 즐겨도 좋고 노보텔 인근 상가에서 라거 방식으로 제조된 사이공맥주로 열대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딘커우 야시장은 해산물, 열대 과일 등이 풍부하고 늦은 밤까지 활기차다.

푸꾸옥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생물권 보존지역이기도 하다. 이곳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을 볼 수 있다. 세계적인 리조트나 테마파크가 점차 들어서고 있지만 열대의 느낌을 간직한 울창한 정글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하노이나 호찌민 같은 도시민들이 자본주의화하고 영리해졌다면 푸꾸옥에서 만난 이들은 아직도 순박하기 이를 데 없다. 그 미소는 마음속에 걸린 달처럼 은은하게 빛난다. 언젠가 다시 이 섬을 찾을 것만 같다.

여행 메모

푸꾸옥에 가려면 호찌민을 거쳐 갔지만 아시아나항공에서 푸꾸옥 직항기를 운항한다. 인천에서 푸꾸옥까지는 6시간 걸린다. ‘베트남 동(VND)’ 1000원은 우리 돈으로 50원 정도다.

하나투어는 푸꾸옥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맘편한여행 상품을 내놓았다. 이 상품을 이용하면 빈펄리조트와 빈펄랜드, 사파리를 이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수, 목, 토, 일)나 베트남항공(주2회)으로 출발하며 쇼핑이 없다. 아이를 동반한 부모를 위해 아동용수저세트, 야식서비스 1회, 엑스트라베드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한 하나투어 전용 데스크에 이유식 및 유모차 상시 비치해 놓았다. 14일 출발하는 팀은 남상욱 사진작가가 동반해 여행사진을 촬영해준다.

이 상품은 패키지 여행이지만 자유여행처럼 시간활용이 자유로운 것도 특징이다. 푸꾸옥 6일(노보텔 2박+빈펄 2박) 일정 상품은 1월 기준으로 162만7600원부터다.

푸꾸옥=황미숙 여행작가 clear10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