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루트비히 판 베토벤 '합창 환상곡'
베토벤의 일명 ‘합창 환상곡’(1808)은 편성과 구조가 독특한 곡이다. 1부는 피아노만으로, 2부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변주로 꾸려지고, 3부는 독창과 합창이 가세한다. 16년 후 교향곡 9번의 그 유명한 4악장과 주제, 발전 기법, 행진곡풍 악구 삽입, 성악 포함 등 많은 면에서 예고편 같다.

성악부의 가사도 인류애를 노래한 교향곡 9번 4악장의 ‘환희의 송가’보다는 좀 가볍지만 역시 의미심장하다. “우리 삶의 조화로운 선율은 다정하게, 사랑스럽게, 속삭이듯 울리고 (중략) 신비스러운 소리가 세상을 지배하고 예술적 영감이 고취될 때 영광이 도래하여 어둠과 혼돈은 빛으로 변하리. (중략) 영혼이 저 높이 나래를 필 때 영혼의 합창은 더 멀리 울려 퍼지리. (중략) 사랑과 힘이 하나가 될 때 인류는 신의 은총을 입으리.”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